* 작품키워드 : #가상시대물 #피폐물 #수인물 #짝사랑 #메리베드엔딩
*이사자 : 고고하고 오만한 백수의 왕. 찌르면 푸른 피가 나오는 냉혈한이지만 수리 앞에서는 주황빛으로 물들듯 따뜻해진다. 그래서 그 안온함을 사랑이라고 믿었다. 어느 날, 수리가 친구라며 데려온 갈매기를 만나기 전까진. 그 갈매기가 자신의 갈기를 당긴 순간, 사자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갈매기의 부리에 손을 댔다. 이 맹렬한 감정의 정체를 확인해야 했으니까. 오동통한 부리에서 가느다랗게 흘러나오는 숨을 마시는 순간, 기민한 오감이 경고를 보냈다. 이 뜨거움은 위험하다고. 이 불길은 언젠가 내 푸르른 자존심마저 삼켜버릴 것이라고.
신매기(시게미츠 매기) : 선량하고 다정한 야구방 최고의 천사···이자 호구. 절친한 조류인 수리에게 애인을 소개받았는데, 그 애인의 눈빛이 왠지 수상하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장난 삼아 갈기를 당기는 치명적인 실수를 해버리고 만다. 그 선택이 자신의 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줄도 모르고. 턱끝까지 차오른 숨이 사자의 입을 타고 넘어간 순간, 아찔한 예감이 들었다. 이 차가움은 위험하다고. 이 독은 언젠가 내 날개를 마비시켜 내 자유를 뺏어갈 것이라고.
*이럴 때 보세요 : 오만한 사자의 망한 사랑이 보고 싶을 때
*공감 글귀 :
"갈기를 당길 땐 이 정도 각오는 했었어야지."
*작품 소개 :
※주의사항: 이 작품은 강압적이고 가학적인 장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독서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매기는 헐떡대며 발버둥쳤다.
사자와 수리가 양쪽에서 뽀뽀를 해대는 덕에 몸이 찌그러지는 기분이었다. 양 날개로 힘껏 밀어봤지만 둘의 완력을 이기기엔 불가능했다.
'특히···.'
매기는 자꾸만 오른쪽으로 쏠리는 몸을 바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가볍게 쪽쪽 버드키스를 하는 수리와 달리, 왼쪽의 사자는 온몸을 밀어붙이며 제 볼을 씹어먹을 듯 핥고 깨물었다. 그러면서 내내 속삭였다.
"매기야. 웃어야지. 기분 좋게 해주고 있는데."
미친놈.
이런 입맞춤은 애정표현이라 할 수 없었다. 이건···이건 일종의 사냥이었다. 매기는 본능적인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는 와중에 힘의 균형이 깨져 몸이 풀썩 기울어졌다. 가까스로 아래에 깔리는 걸 피한 수리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으나 매기는 알아채지 못했다. 어느새 제 몸에 올라탄 사자가 광기어린 눈으로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으니까.
"갈기를 당길 땐 이 정도 각오는 했어야지."
매기는 자신을 덮쳐오는 그림자를 느끼며 체념하듯 눈을 감았다.
*
사자는 비릿하게 웃으며 매기의 새하얀 날개에 뜨거운 입술을 파묻었다. 아무리 입을 맞춰도 갈증이 채워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운명이었다.
새하얀 날개가 갈기에 닿은 순간부터
그 뜨거운 불꽃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없었다.
매기를 놀리기 위해 수리와 늘 하는 뽀뽀에 끼게 한 건 충동적인 선택이었다. 수리는 별 의심없이 내 장난에 동참하여, 매기에게 앙증맞은 부리를 비벼댔다.
그러나 나는 어떤가.
사자는 매기의 울긋불긋한 왼쪽 볼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수리에게 느끼던 죄책감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지금은 그저 매기에게 닿고 싶었다.
이 타오르는 열망을 해소하기 위해 매기에게 몸을 접붙였다.
이 열기를 매기가 가져가 주기라도 하듯이.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불현듯,
매기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꼈다.
매기는 죽은 듯 눈을 감고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이전처럼 정색하지도, 밀어내지도 않고 정말 죽은듯이 가만히···.
내가 아무리 입을 맞추고 사랑을 속삭여도, 심지어 독설을 퍼부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듯 멍하니 하늘만 봤다.
그 눈에 비친 푸른 하늘마저 질투가 났다.
나는 너 때문에 내 푸른 자존심도 다 버리고 네 발 아래서 입을 맞추고 있는데.
다른 아이들에게 하는 것처럼 내게도 웃어줘.
내게도 목소리를 들려줘.
네 눈에 나를 담아줘.
억지로 매기의 턱을 잡고 눈을 맞췄다.
아니, 눈을 맞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매기의 눈은 나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푸른 하늘도 담고 있지 않았다.
매기의 눈은... 텅 비어 있었다.
...마치 죽은 것처럼.
덜컥 겁이 났다.
무의식적으로 손에 힘이 들어갔는지
매기가 날개를 바르작거렸다.
그 작은 움직임에 비로소 안심이 됐다.
그래. 내게 더 이상 웃어주지 않아도 좋다.
내게 더는 말을 걸어주지 않아도 된다.
내게 눈을 맞춰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살아만 있다면,
나는 너의 불행마저 탐닉할 것이다.
나의 초목이 불타올라 마침내 내 몸에까지 불길이 닿아도 기꺼이 재가 되어 너의 새하얀 몸에 나라는 흔적을 남기리라.
<날개를 꺾어서라도>
完
૮₍ •́Ⱉ•̀;ก ₎ა💦 너무 딥해져벌임
근데 내가 싸우지 말라캤자나٩૮₍//̀Д/́/₎ა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