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지난 10월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박준표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박준표는 현역 연장을 원했으나 행선지를 찾지 못했고,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그 과정에서 KIA가 박준표에게 전력분석원 활동을 제안했다.
박준표는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몸 상태도 괜찮고 힘도 남아 있어서 야구를 더 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연락이 오지 않았고, 아내도 있다 보니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야구 말고 아예 다른 일을 배워보려고 했고, 정말 기술부터 배우려고 했다. 당장 나가서 무슨 일이라도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박준표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사람은 이흥련 삼성 라이온즈 1군 배터리코치였다. 이 코치는 2023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지난해 SSG 랜더스 원정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했다. 2025시즌 친정팀 삼성에서 퓨처스팀(2군) 배터리코치를 맡았고, 내년에는 1군 배터리코치로 삼성 선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박준표는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구단에서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할 생각이 있느냐'고 제안해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후 가족과 상의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며 "뭐가 좋은지 안 좋은지도 몰랐고 무슨 상황인지도 몰랐는데, (이)흥련이 형이 '구단에서 너를 신경 써주고 배려해준 것'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바로 (구단에) 알겠다고 했고, 구단의 제안에 대해 너무 감사했다"고 전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 출발을 앞둔 박준표는 조금이라도 팀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남들보다 부족한 만큼 신인 때처럼 열심히 배울 것"이라며 "여기에서도 인정받고 싶다. 애매하게 가고 싶진 않다.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그게 내 직업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박준표는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날 비난하신 팬들보다 응원해 주신 팬들이 더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무등야구장을 보면서 야구했고 내가 좋아하는 팀에서 야구한 것도 너무 좋았다. 지금도 KIA에서 일할 수 있어 좋다"며 "항상 마운드에서 열심히 던졌다. 전력 투구를 하지 않은 적이 없다. 팬들의 기억 속에 열심히 던진 투수로 남고 싶다"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