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만난 김민은 2025시즌에 대한 소회를 묻자 SSG 팬들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김민은 “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뜸을 들인 뒤 “내가 생각할 때는 나쁘지 않은 시즌을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데려온 팀의 입장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성적이 잘 안 나오는 시기가 있었다”며 “내 공이 통한다는 자신감은 있었다. 오늘 못해도 내일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공을 던지기 시작했더니 좋아지더라. 팀에 도움이 됐다면 다행스럽다”고 했다.
무던한 성격이지만 원소속팀 KT를 만났을 때만큼은 기억에 남을 정도의 긴장감을 느꼈다. 9월26일 인천 KT전에서 팀이 5-2로 리드하던 9회초 2사 만루 동점 위기 상황에서 등판했다. 김민은 “마운드에 올라갔더니 작년에 듣던 KT 팬들의 목소리, KT 형들이 놀리는 소리가 들리더라. 나를 쳐다보시는 이강철 KT 감독님도 봤다. 그때 좀 긴장했다”고 돌아봤다. 이내 공 3개로 타자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팀을 위기 상황에서 구했다. 김민의 생애 첫 세이브다. 올해 KT를 상대로 등판한 총 9경기 평균자책은 2.25, 시즌 평균 성적보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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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을 주무기로 하는 김민의 땅볼/뜬공 아웃 비율(GO/AO)은 2.08로 리그 최고 수준이다. “삼진을 잡는 것보다도 초구에 땅볼을 칠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는 김민은 올해 병살타 총 11개를 유도했다. 리그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았다.
김민은 “올해 몸 상태가 오히려 더 좋아졌다. 아픈 곳이 아예 없어서 내년이 많이 기대가 된다. 좋은 기세를 이어가 내년, 내후년도 잘 던지고 청라돔에서까지 쭉 잘하고 싶다”며 “필승조 선후배처럼 내년은 나도 30홀드를 올리고 싶고 몇 년 연속 70경기 등판, 3년 연속 20홀드 같은 기록도 달성해보고 싶다. 할 게 너무 많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