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렇게 자신있게 나오기에는 올시즌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았다. 20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6.19. 개막을 앞두고 당한 부상 여파였다. 선수 입장에서는 부상 이후 돌아와 던진 20경기 내용을 봐달라고 어필할 수 있겠지만, 구단들 입장에서는 '또 다치지 않을까' 생각이 앞설 수밖에 없다. 홍건희도 1992년생으로 내년 34세가 된다. 하필 아팠던 부위가 팔꿈치다. 재발 위험이 높다. 실적 없이 '나 잘할 수 있다'는 말만 믿어달라는 선수측 의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구단은 없다.
물론 시장에서 투수는 늘 귀하다. 하지만 올해는 또 시장 상황이 다르다. 아시아쿼터로 필승조 역할이 가능한 선수들이 줄줄이 들어오니 '굳이 무리해서' 영입할 생각을 하는 팀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영하와 최원준이 경쟁 속 두산 베어스와 좋은 계약을 체결한 건, 그 선수들은 선발이 가능한 자원들이기 때문이었다.
홍건희의 경우 지방팀 한 곳이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팀 고위 관계자가 "만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어버렸다. 조상우, 김태훈 등은 A등급 FA 보상 여파가 있다고 하지만 홍건희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보상도 없는데 이렇게 조용하다는 건 상황이 어렵다는 걸 반증한다.
결국 몸값이다.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2년 15억원을 뿌리치고 나왔으니, 선수는 당연히 이보다 더 좋은 조건에 계약을 하고 싶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과감했던 선택은 '대실패'가 된다. 문제는 구단들이 2년 15억원 기준도 지나치게 높다고 결론을 내버리면, 갈 곳이 없어지는 것이다. 두산은 홍건희가 간절했다. 하지만 이제 두산은 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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