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고를 졸업한 안현민은 2022 KBO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8번으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입단 당시 포수치고 빠른 발, 뛰어난 선구안과 준수한 콘택트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강한 어깨에도 투수에게 던지지 못해 포지션 전환은 물론이고 1군 데뷔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여겨졌다. 이런 장단점을 종합해 KT의 선택을 다소 얼리픽으로 여기는 구단도 있었다.
하지만 KT는 포수 안현민이 아닌 타자 안현민의 가능성에 베팅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스타뉴스에 "안현민은 기본적으로 선구안이 좋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이 있는 선수였고 변화구를 공략할 줄 알았다. 콘택트 능력도 갖춘 데다 파워와 배트 스피드를 더해, 타석에서 전략을 잘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스카우트들은 안현민의 뛰어난 워크에식에서 확신을 얻었다. 이충무 KT 스카우트 팀장은 "마산고 고윤성 감독이 인성 교육을 철저히 하는 감독이다. 그런 고 감독이 고등학교 때 이미 (안)현민이를 두고 '더 이상 내가 뭐라고 말할 것이 없는 애'라고 했다. 현민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혼자 알아서 늦게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는데 KT 와서 보니 진짜 그랬다"고 감탄했다.
이어 "(안)현민이에게 깜짝 놀랐던 것이 고 감독이 현민이가 휴가 나왔을 때 영상을 보내줬었다. 저녁에 학교 가서 배팅 연습하는데 (입대 전) 우리가 알던 현민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공을 쪼갰다. 그때 '현민이가 준비 정말 잘했다', '1군 와서도 노력한 만큼 잘했으면 좋겠다' 다들 생각했는데 잘 돼서 우리도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골든글러브 수상 후 입단 동기이자 2003년생 동갑내기 친구 박영현(22)의 이례적인 축하 인사도 괜한 것이 아니었다. 박영현은 구단을 통해 "(안)현민이와 중학교 때부터 인연이 있어 친하게 지냈다. 현민이는 그때부터 한 마디로 '운동에 미친 아이' 였다. 그 정도로 훈련과 연습 모두 열정적으로 했던 친구"라고 전했는데 그 내막은 더욱 놀라웠다.
안현민의 지난해까지 행적을 짚은 이 팀장 역시 "안현민 같은 선수가 자주 나오기가 쉽지 않다"고 호언장담했다. 이 팀장은 "(안)현민이는 군대 가서 휴가 나와서도 놀지 않고 거의 매일 학교(마산고)에 가서 배팅치고 새벽 2~3시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요즘은 솔직히 그렇게까지 독하게 하는 선수들이 얼마나 많을지 모르겠다"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분석과 견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풀타임 2년 차지만, 안현민이기에 거는 기대가 있다. 이 팀장은 "(안)현민이도 내년에 슬럼프가 올 수 있다. 투수들이 이제 현민이를 파악하고 견제하니까 쉽지 않다. 하지만 현민이는 기본적으로 선구안이 좋고,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는 욕심 안 내고 볼넷을 골라 나가기 때문에 그 부침이 조금 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기대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안현민은 "이번 겨울 서울에 너무 많이 와서 지방(마산)에 한 번 내려가야 할 것 같다. 따뜻한 데서 연습하고 대표팀 합류 일주일 전에 올라와서 컨디션을 체크할 생각이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사실 이런저런 부담감은 선배님들이 더 많으실 것 같다. 나는 그냥 날뛰어야 하는 사람이고, 편하게 해야 하는 선수라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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