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김재환을 둘러싼 시선은 엇갈린다. 과거 금지약물 복용으로 적발된 전력이 지금도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닌다. 최근 두산과의 작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도 남아 있다. 올해 두산과 4년 115억원 계약이 끝난 김재환은 FA 자격 신청을 하지 않았다. 4년 전 계약 당시 'FA를 포기하되 협상이 무산되면 조건 없이 방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협상을 끝까지 거절한 김재환은 결국 두산과 결별했고, 보상 없는 완전 자유 신분으로 풀렸다.
일반적인 FA 절차를 거쳤다면 B등급 보상을 두산에 해야 한다. 하지만 방출 선수 신분이 되면서 김재환을 영입하는 구단은 조건 없이 그냥 데려갈 수 있게 됐다. 이 대목을 두고 여론의 반응이 갈린다. 한쪽에선 선수가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이고 두산이 애초에 받아들였으니 계약이 성사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선 FA 보상 제도를 무력화하는 '편법'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다른 선수였다면 넘어갈 수도 있는 논란이지만, 대상이 김재환이다 보니 비판 여론이 더 거세게 일었다. 실제로 김재환에 관심을 두던 여러 구단이 논란을 예상해 발을 뺐다. 영입하는 팀을 향해 비판 화살이 쏟아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SSG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계약을 밀어붙였고 성사시켰다.
SSG가 외부 여론에 크게 개의치 않는 행보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통합 우승 직후부터 잡음이 시작됐다. 류선규 단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이후 구단 내 비선실세 개입 의혹이 불거졌고, 2023년엔 원클럽맨 김강민을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해 한화 이글스로 떠나보냈다. 김원형 감독 경질 과정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2025시즌을 앞두고는 3차례 음주운전 논란의 박정태를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하려다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한 달 만에 자진 사퇴시킨 뒤, 올해 3월 조용히 퓨처스 고문으로 자리를 만들어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또 한번 논란을 샀다. 김강민 파동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김성용 전 단장도 1년여 만에 스카우트 팀장으로 복귀했다. 이에 관여했다고 알려진 추신수 보좌역의 은퇴식 당일엔 일부 팬들이 근조 화환을 보내며 항의 의사를 표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산하 야구단들은 여론을 상당히 의식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인다. 비난 화살이 야구단을 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기업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SSG는 다르다. 팀에 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외부 비난 여론에도 진행시키는 실행력을 보여왔다.
진짜 지긋지긋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