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두산과 김재환 측의 합의로 특이한 옵션 계약을 했다고는 하지만, 한쪽이 계약 내용을 마지못해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면 앞으로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FA 보상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도 이번 사태를 자초한 책임이 있다. 다만 사태의 본질은 김재환 측이 제도의 사각지대를 활용한 ‘편법’ 조항을 구단과의 협상 수단으로 이용해 먼저 제시하고 4년 뒤 실행한 것 자체가 야구 생태계를 흐릴 수 있는 발상이라는 점이다. 김재환이 이적까지 성공해 선례로 남으면 앞으로 비슷한 조항을 협상 수단으로 제시하는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피해는 인기 높은 선수를 잡으려는 구단들, 충분한 협상력을 갖지 못해 보상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대다수의 선수에게 돌아간다. 이득을 보는 건 편법 조항을 내밀 수 있는 선수뿐이다. KBO와 모든 구단이 이번 사안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되는 이유다.
KBO 관계자는 “양 측이 합의해서 온 계약서의 옵션에 대한 제약 규정은 없어 당시 KBO가 개입할 수는 없었다. 다만 구단(두산)이 계약을 체결하기 전 ‘이런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여도 되겠나’라는 자문을 구하는 절차가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는) 모르겠다”며 “두산도 그런 계약을 맺고 싶지 않았겠지만 당시에는 선수를 반드시 잡아야 해서 무리하더라도 감수하자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KBO는 계약 관련 규정을 담는 야구 규약을 개정할 것으로 보인다. FA 제도의 취지에 저촉되는 계약은 불가하다는 조항을 삽입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규약 개정은 KBO 사무총장과 10개 구단 단장이 모이는 실행위원회에서 안건을 심의하고 이사회가 이를 의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번 달 한 차례 실행위원회가 예정돼있다. KBO는 이 자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구단들의 입장을 청취하고 이후 개정안을 만들어 내년 초 실행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FA 보상 규모를 줄이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관계자는 “2020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협의를 거쳐 현행 등급제를 만든 것이고 그 효과가 잘 발휘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