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새 박 감독이 찾아와 지켜본다. 그리곤 선수들에게 한 마디씩 던진다. 후속 동작을 생각하기 전 공을 정확히 잡는 게 먼저라고. 펑고가 이어질수록 선수들의 신음 소리가 커진다. 박 감독이 결정타를 날린다. "물 한 잔씩 먹고 와." 박 감독이 펑고 배트를 잡는다.
선수와 4~5m 간격을 두고 마주 선 박 감독. 좌우로 계속 땅볼 타구를 보낸다. 30개를 받으면 다음 선수 차례다. 중간에 타구를 놓치면 1개 더 받아야 한다. 안간힘을 쓰지만 갈수록 동작이 늦어진다. 몸을 날리다 보니 유니폼은 흙으로 범벅이 된다.
손 코치가 뒤에서 독려한다. "바닥에 엎드려 있을 거야? 여긴 수영장이 아니잖아." "감독님이 너희에게 기대감이 있으니 직접 이걸 하시는 거야." 박 감독은 '살인 미소(?)'를 띠며 말을 보탠다. "빨리 일어서. 이 정도는 힘든 거 아냐." "빨리 해버리고 숙소에 가자."

30개 타구를 받은 심재훈이 그대로 제자리에 뻗어버린다. 손 코치의 말이 참 냉혹(?)하다. "빨리 비켜. 다음 사람 해야지." 일어설 힘도 없다. 누운 채 옆으로 몇 바퀴 구르자 다음 희생자(?)를 위한 공간이 생긴다. 다시 펑고 시작. 이게 이른바 '박진만의 지옥 펑고'다.
심재훈의 반응이 이해된다. 훈련 후 힘드냐는 질문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이미 3㎏ 정도 빠졌단다. 잘 먹어도 소용이 없다. 그보다 더 움직이니까. 2년 차, 19살 선수에겐 매 순간이 고비다. 코칭스태프는 심재훈에게 기대가 크다. 그만큼 더 심재훈을 몰아붙인다.
심재훈은 "감독님 펑고가 가장 힘들다. 숨이 안 쉬어지고 침과 콧물이 줄줄 흐른다. (앞서 열심히 굴렀던) (이)재현이 형, (김)영웅이 형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팀은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타율보다 일단 수비를 확실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버티기 쉽지 않다. 그래도 이 순간을 이겨내야 한다는 걸 안다. 심재훈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 코치님들이 시키는 건 뭐든지 열심히 한다"고 했다. 쇠는 두드릴수록 강해진다. 삼성 코칭스태프가 심재훈에게 바라는 것도 그것이다. 그렇게 될 만한 자질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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