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상무에서 필승조로 퓨처스리그를 폭격하더니,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158km라는 엄청난 강속구를 뿌려 장안의 화제가 됐다. 사이드암 투수가 158km라고 하니,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팬들은 이강준이 누구인지 안 찾아볼 수가 없었다. KT 위즈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롯데 자이언츠에 트레이드로 갔다가, FA 한현희의 보상 선수로 키움 지명을 받았다. 키움은 이강준이 상무에 가 2년 가까이 활용할 수 없음에도 그의 잠재력을 믿고 과감한 투자를 했다. 이제 그 결실을 맺을 차례다.
158km를 뿌린다니, 어떤 감독이 스프링캠프에 데려가지 않을까. 그래서 당연히라고 했던 것. 이강준은 "KT와 롯데에서 1군 캠프는 갔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다 국내 훈련이었다. 해외 훈련은 처음이다. 너무 기분이 좋다. 전역하고 첫 캠프여서 설렌다"며 밝게 웃었다.
이강준은 작년 올스타전 이슈를 돌이키며 "반응을 체감했었다. 팬들도 많은 응원을 해주시고, 인터뷰도 정말 많이 했었다"며 잊기 힘든 추억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바로 전쟁이다. 빠른 공이 있다고 무조건 1군에 살아남는다는 법은 없다. 이강준은 "작년 말에 팔이 안좋았다. 회복과 보강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다행히 지금은 몸상태가 좋다. 통증은 아예 없다. 컨디션은 아주 좋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강준은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에도 참가했었는데,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중도하차 했었다. 그는 "아쉽기는 했었는데, 앞으로도 기회는 올 수 있다. 그 때 탈락은 생각하지 않고, 팔꿈치 회복에만 집중했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이강준은 화제가 된 강속구에 대해 "솔직히 구속을 늘리기 위해 애쓰지는 않는다"는 예상 외의 답을 했다. 이어 "욕심은 정말 없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다보니 구속이 오르더라. 나는 오직 스트라이크 던지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비결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방향성은 바꿨다. 전에는 빠르게 던지기 위해 몸을 크게 썼다면, 상무에서는 홈플에이트 안으로 던진다는 것만 신경쓰고 몸 쓰는 걸 줄였다. 그러니 제구도 잡히고, 오히려 구속도 오르더라"는 반전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이강준은 키움으로의 복귀, 또 필승조 활약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솔직하게 큰 기회가 왔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우리 팀이 투수력이 나쁜 팀이 아니다. 또 키움에서의 첫 캠프이기에 욕심을 내다 또 부상이 생길 수 있다. 그냥 상무에서 했던대로 무리하지 않고 원래 하던대로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로 선수로서 당연히 욕심은 있다. 하지만 욕심만으로 되는 건 없다. 당장 보직에 대한 생각도 없다. 당장 치를 오늘, 내일 경기만 생각하며 야구를 해왔다. 올시즌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