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대폭발 후 곧바로 포지션을 옮긴다?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송성문을 3루에 두고, 2루수를 새로 찾을 수 있다. 수비가 좋은 고영우가 있고, 젊은피 김병히휘에 비시즌 영입한 베테랑 오선진도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3루에서 성공한 송성문을 왜 2루로 옮기겠다는 것일까.
키움 홍원기 감독은 시즌 후 선수들과 일일이 면담을 하는 걸로 유명하다. 2023 시즌 후에는 에는 첫 스타트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둔 김혜성이었다면, 작년 말에는 송성문을 가장 먼저 만났다. 그 자리에서 2025 시즌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홍 감독이 먼저 2루와 3루 더블 포지션 얘기를 꺼냈다. 무조건 2루 전향을 하라는 게 아니라, 두 포지션을 소화할 때의 이점을 설명했다. 송성문이 어릴 적부터 3루만 봤다면 모를까, 2루 경험도 많다. 어떻게 보면 자리를 찾다 3루로 흘러간 케이스다.
송성문이 2루에 가면 팀적으로 운용폭이 넓어질 수 있다. 2루보다 수비 부담이 덜한 3루에 타격이 좋은 자원들의 경쟁이 가능해진다. 2루는 타격, 수비 모두 되는 선수가 맡아야 해 송성문이 가는 게 안정적이다.
선수 개인에게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송성문은 지난 시즌 후 한 시상식에서 최고 선수 상을 받았다. 야구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했다.
리그 다른 2루수들을 쉽게 보는 건 아니지만, 지난해 타격 성적을 2루수로 올리면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수 있다. 김혜성이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송성문도 홍 감독의 얘기에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 미래 FA도 생각해야 하는데, 2루 전환이 선수 가치를 높이는 데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개막 전까지 변수들이 있겠지만, 일단 홍 감독의 기본 구상은 2루수 송성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