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이하 랜더스)가 지난해 12월 31일 롯데 자이언츠의 레전드인 박정태(56) 전 해설위원을 퓨처스(2군) 감독으로 선임한 데 대해 야구계 안팎의 논란이 거세다. 1군도 아닌 2군 사령탑의 임명에 대해 왜 이렇게 말이 많을까. 선임 과정과 자질 문제에 대해 시시비비가 적지 않은 탓이다.
KBO는 오는 1월 31일 선수단 등록 때 박정태에게 어떤 조치를 내릴지, 혹은 '아무 일도 없다'고 지나칠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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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에서 박 감독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건, 2군에서 제대로 1군용 선수를 육성하지 못하면 팀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2군 운영이 원활치 못하면 '육성 총괄'인 추신수 보좌역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 랜더스는 지난 시즌 kt 위즈와 72승 2무 70패(0.507)로 동률을 이뤄 사상 첫 정규시즌 5위 결정전을 치렀다. 단판 승부에서 kt에 3 대 4로 역전패를 당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이 좌절, 1년 차 감독 이숭용(54)이 궁지에 몰렸다. 김원형(53) 전 감독은 취임 첫해인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쟁취했으나 이듬해 3위에 그치자 중도 사퇴를 당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때 추신수의 감독 직행 소문이 돌았다. 참모진의 만류로 정용진 구단주(그룹 회장)가 인내심을 발휘, 올해 성적을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구단주 보좌역은 KBO 리그 사상 최초의 직함으로, 구단과 모 그룹 사이에 탄탄한 연결고리를 맺는 역할을 한다.(메이저리그에서는 140년 역사상 구단주 보좌역은 유례가 없고 단장 보좌역은 몇 차례 있었다.) 추신수는 아시아선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을 달성하는 등 메이저리그 16년의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정 구단주의 엄청난 신뢰와 애정을 받고 있다. 선수단 운영에 관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소문도 있다. 이숭용 감독이 올해 가을 야구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추 보좌역이 '차기 감독'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웬만한 랜더스 팬들도 감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삼촌 박정태와 조카 추신수는 '한배'를 탄 운명이다. 2군 선수를 잘 키워 1군 성적에 큰 보탬이 된다면 추 보좌역의 감독행에 청신호가 된다. 그렇지 못한다면 추 보좌역의 사령탑 승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물론 정 구단주의 신망이 워낙 두터운 만큼 2군 운영의 성패가 차기 감독의 잣대가 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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