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약은 꼭 지켜야 하지만 저연봉의 젊은 선수들을 도와주기 위한 유연성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나게 하는 일이 있다. 비활동기간 선수 훈련이다.
프로야구선수의 참가활동기간은 2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다. 2024 KBO 규약 제69조에 명시돼 있다. 선수 연봉도 그 10개월 간에 나뉘어 지불된다. 반대로 12월1일부터 1월31일까지는 비활동기간이다. 최근 개막일이 3월로 앞당겨지고 있는 것을 감안해 비활동기간이 11월24일부터 1월24일까지로 변경됐지만 비활동기간이 2개월이라는 점은 같다. 그 기간 선수는 구단소속의 코치 등의 지도를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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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팀 내에서 아직 자기 자리가 없는 젊은 선수의 경우 주전급 선수에 비해 개인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은 많다. 노력도 많이 해야 한다. 그런데 연봉이 낮은 선수들의 경우 자신에게 필요한 훈련을 하는 자체가 쉽지 않다.
2016년 12월 본 칼럼에서 20세 야수의 비활동기간 개인훈련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그는 자신만의 맞춤형의 트레이닝을 하고 싶어도 비용문제 때문에 못 한다고 했다. 결국 일반인과 같이 쓰는 헬스장에 한달에 10만원을 내고 1주일에 5번 다니고 있다고 했다.
신인선수의 경우 더 심각하다. KBO리그는 신인선수가 입단 전년도 가을의 마무리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데 모든 신인선수가 대상은 아니다.
일본(NPB)의 경우 신인선수는 마무리캠프 참가를 못 하는데 2월1일 스프링캠프 직전인 1월 상순부터 각 구단 신인선수 전원이 참가하는 '신인 합동 자주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자주 트레이닝' 이라고 하지만 구단 시설을 이용하고 트레이닝 파트의 일부 코치에 한정해 선수를 지도할 수 있다. 비활동기간이지만 코치의 지도를 선수회(선수협회)도 예외적으로 허락하고 있다.
우규민(KT), 김광현(SSG), 김선빈(KIA) 등 고참 스타급 선수들은 자신이 데려간 젊은 선수들의 비용을 일부 부담하며 미니캠프를 차렸다. 따라가는 선수로선 주전선수의 높은 기술이나 임하는 자세를 가까이에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렇지만 모든 선수가 선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건 아니다. 또 선배와 같이 있으면 불편함을 느낄 스타일의 어린선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NPB 같은 '신인(급) 합동 자주 트레이닝'은 한국도 참고할 만한 행사로 보인다.
우규민, 김광현, 김선빈등의 선배 선수들에게 기대지 않고도 예외적으로 비활동기간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