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와 각 구단 고위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KBO는 다음달 3일 실행위원회에서 아시아 쿼터 조기 시행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 당초 아시아 쿼터는 이번 시즌 내내 논의했고, 2026년 시행이 어느 정도 합의된 상태였다.
그러나 대만에서 열린 프리미어12 대회 기간, 대회 참관을 위해 대만에 모인 KBO리그 사장단들로부터 조기 시행 관련 주장이 나왔고, 결국 기존 합의와 달리 조기 시행 가능 여부를 실행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됐다. 사장단에서 ‘재논의 요구’가 나온 만큼 기존 합의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기 시행이 되면 2025시즌부터 당장 아시아 쿼터로 외국인 선수 1명이 더 뛰게 된다.
현재까지 합의된 내용에 따르면 아시아 쿼터는 2026년 시행,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국적의 선수, 최근 2년 내 미국 프로리그(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포함)에 등록된 사항이 없는 선수, 최고 연봉 30만달러 등으로 조건이 구성된다. 최고 연봉 관련해서는 재논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시행하자는 쪽의 주장은 가뜩이나 선수층이 부족한 가운데 비교적 저연봉인 외국인 선수를 영입함으로써 시즌 운영의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 지난 시즌 많은 구단들이 부상 등의 이유로 선수층에 대한 고민이 컸던 게 사실이다.
기존 안대로 2026년 도입을 주장하는 측은 시행 과정에서 빈틈을 없애야 하고, 구단 로스터 운영에 있어서 장기 계획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아시아 쿼터 외인 선수가 내년 시즌 들어온다면 당장 보류선수 명단 자체가 바뀌어야 할 수도 있다. 이미 스토브리그에서 FA 계약을 한 팀이라면 아시아 쿼터 조기 시행은 상당히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취재 결과 FA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 외부 영입을 한 한화, KT, LG 등은 조기 시행에 확실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기존 합의와 달리 아시아 쿼터 조기 시행이 이뤄질 경우 남아 있는 미계약 FA 들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미계약으로 남아 있는 FA 들과 비교했을 때 아시아 쿼터 선수를 해당 포지션에 추가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아시아 쿼터 조기 시행, 즉 2025시즌 도입으로 상황이 바뀔 경우 선수협회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국내 선수의 로스터가 한 자리 줄어들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과거 선수협은 이런 문제가 벌어질 경우 골든글러브 시상식 보이콧 등의 카드를 고려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