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사무국이 발표한 각 구단 선수단 연봉(외국인 선수 계약금 포함, 신인 제외) 자료를 돌아봤다. 가장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았던 구단은 어느 곳일까.
#가성비까지 잡은 KIA·삼성
이번 시즌 페넌트레이스 1, 2위의 주인공은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였다. KIA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에 서서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2위와 9경기 차를 벌리며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이어진 한국시리즈에서 통합우승까지 이뤄냈다.
삼성은 유난히도 치열했던 상위권 순위싸움의 승자가 됐다. 한여름까지 2위에서 4위를 오가던 이들은 결국 2위 자리를 지켜냈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낸 이후 한국시리즈에서 KIA를 만날 수 있었다.
성적면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낸 KIA와 삼성은 좋은 가성비 또한 좋은 팀이었다. KIA는 이번 시즌 선수단 연봉으로 약 105억 700만 원을 지출, 정규리그 1승 당 약 1억 2077만 원을 쓴 셈이다. 금전적인 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운영을 선보였다.
KIA의 연봉 지출은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포함(신인 제외)해 100억 원을 다소 상회하는 금액으로 리그 전체를 통틀어 적은 축에 속했다. 이들보다 적은 금액을 쓴 구단은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뿐이었다. 과도한 지출 없이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KIA의 뒤를 잇는 '효율의 팀'은 역시 삼성이었다. 삼성은 약 114억 5600만 원을 선수단 연봉으로 썼다. 정규리그에서 한 번의 승리에 약 1억 4687만 원이 들었다. 대형 계약을 맺은 구자욱(2024시즌 연봉 20억 원)을 제외하면 팀 내 5억 원 이상을 받는 고액 연봉자가 오재일뿐이었다.
#성과 거두지 못한 롯데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기대감은 남달랐다. 2017년 이후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한 이들은 최근 FA 영입에 적극 나서는 등 투자를 지속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선 감독과 단장도 교체됐다. 원클럽맨 전준우에게는 큰 FA 계약도 안겼다.
그 결과 롯데의 2024시즌 선수단 연봉은 125억 8400만 원이었다. 특히 국내 선수단 연봉은 89억 8400만 원으로 리그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만 3명(박세웅, 전준우, 유강남)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이번 시즌 역시 5위 이내 성적을 내는 데 실패했다. 이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66승 74패 4무, 최종 순위 7위였다. 1승 당 약 1억 9066만 원이 든 것이다. 효율로는 리그 최하위였다.
KT 위즈는 롯데 다음가는 저효율을 선보였다. 1승 당 약 1억 8416만 원을 기록했다. 약 132억 6000만 원의 선수단 연봉으로 지출이 컸건 탓이다.
다만 성적 면에서는 의미가 있었다. 72승으로 최종 5위를 차지했다. SSG 랜더스와 동률을 이뤄 타이브레이크 끝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리그 역사상 최초로 4위 팀을 넘어 준플레이오프 무대까지 밟았다.
#NC·키움 지출은 줄였지만…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100억 원 미만의 선수단 연봉을 지출한 이는 NC와 키움뿐이다. 두 구단은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 양측에 모두 지난해 대비 연봉을 줄였다. 군입대, 해외 진출 등 주요 자원의 이탈 여파였다. 이들은 각각 약 94억 6100만 원, 약 89억 5500만 원을 썼고 나란히 9위와 10위에 머물렀다.
이들의 연봉 삭감 대비 성적 하락폭은 더욱 컸다. 1승당 약 1억 5500만 원 내외의 효율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 각각 61승과 58승으로 승리 숫자가 적었기 때문이다.
저조한 성적에 투자 대비 효율이 적었다고 이들의 시즌을 마냥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주요 전력의 이탈로 성적을 내기 어려운 시즌이었다. NC의 경우 박건우, 손아섭 등 핵심 자원이 부상을 입어 힘든 시즌을 보냈다. 키움은 리빌딩 시즌을 맞아 차세대 자원들이 좋은 성장세를 보였다. 드래프트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스포츠 구단의 한 시즌을 단편적인 면만 보고 평가를 내릴 수만은 없다. 과도한 투자를 했더라도 성적에서 목표를 달성한다면 그 효율은 중요한 부분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구단에 따라 흥행 성과, 연고지 환경 등이 다르기에 평가는 달라진다.
그럼에도 선수들의 연봉, 구단의 투자 여부는 팬들의 끊임없는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구단으로서도 매년 겨울이면 연봉 협상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곧 FA 시장도 개장한다. KBO리그 10구단의 2025시즌은 벌써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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