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만난 정해영은 "8회 등판 땐 긴장을 많이 했다"면서 "초구 볼이 들어간 이후 전력투구로 힘으로 붙어보려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오히려 아버지는 긴장감이 크지 않았다고 했다. 아들의 연습 투구를 보고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정회열 감독은 "오늘 포수 뒤 자리에서 처음으로 '직관'을 하면서 아들 공을 봤다"면서 "연습 투구할 때 보니 공이 확실히 힘이 있고 묵직했다. 그걸 보면서 막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해줬다"며 웃었다.
아들 정해영은 사실 '부자 우승'에 대한 감흥이 덜 하긴 하다. 아버지가 우승했을 당시엔 태어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의미는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아버지가 우승할 당시에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유튜브로 많이 봤다"면서 "우리 기아 팬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다"고 했다.
정회열 감독은 "자식 잘되는 걸 보면 최고로 좋은 것 아니겠나"라면서 "예전 내가 우승했을 때와 비교해 봐도, 지금이 현실이니 더 좋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아들의 발전을 위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정회열 감독은 "작년보다 올해 한 단계 발전했지만, 여기서 더 발전할 여지도 있다"면서 "각 큰 변화구가 하나 더 있으면 좋을 것 같고, 구속도 더 나올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정해영 역시 아버지의 사랑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아버지는 누구보다 저를 좋아하고 아끼시는 분"이라면서 "조언도 많이 해주시는데, 너무 많이 해주셔서 알아듣지 못할 때도 있다. 그래도 계속 말해주시면 듣고 잘 해봐야겠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