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자란 나에게 야구는 당연히 가을의 끝까지 하는 것이었고, 친구들은 야구를 안 보는 나도 들어본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다녔다.
색을 고르라면 파란색을 고르고, 동물을 고르라면 사자를 고르던 그 친구들을 나는 언제나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야구는 커녕 운동을 영 좋아하지 않던 나는 오랜 세월이 지나 다른 팀을 응원하게 됐지만 그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올해 삼성 라이온즈가 보여준 이 감동이 끝없이 이어지던 그 시절은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었음을 나는 이제야 알 수 있다.
비록 지금은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만 이 도시의 사람들은 여전히 파란색과 사자와 야구를 사랑한다.
그리고 올해, 누구도 기대하지 않던 봄의 떨림은 한여름의 눈부시고 새파란 물결이 되어 가을의 하늘 아래 포효 소리로 울려퍼졌다.
어찌할 수 없는 시련과 에이스의 부재와 모든 역경에도 삼성 라이온즈와 팬들은 언제나 푸른 피의 맥박을 느끼며 타올랐고, 아름답고 뜨거웠다.
2024년 가을 우리가 함께 떠올리고 나누었던 것은 왕조의 추억도, 다시 찾은 엘도라도의 금빛 찬란함도, 푸른 하늘의 가을도 아닌 그저 삼성 라이온즈였기에 그 모든 순간을 사랑했다.
아쉬움, 뿌듯함, 허탈함, 후련함, 염려와 걱정, 기대와 설렘, 저 하늘의 별들만큼이나 많이 생각들이 떠오르는 오늘 밤 당신에게.
라이온즈, 좋아하세요?
룡이는 대구 살아서 올해 삼성이 얼마나 멋있고 행복했는지 다 안다 아이가 ₍๐◔ᴗ◔๐₎ꔪ
히야 올해도 수고했고 내년에도 우리 잼나게 야구하자
(ू˃o˂ू)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