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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 투수의 말년이 너무 험난하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구원투수 오승환의 모습을 올해 가을야구에서는 어쩌면 못보게 될 수도 있다.
2022년 '13연패 악몽'보다 부진하다는 평가도
오승환은 올시즌 58경기에 등판해 3승 27세이브(2위)를 기록했으나 자책점이 무려 4.91에 이른다. 2009시즌 기록한 자신의 커리어로우 평균자책점(4.83) 기록을 뛰어넘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더 좋지 않다. 피안타율이 무려 3할 2푼 1리에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69까지 치솟았다. 블론세이브 8개는 올시즌 전체 1위이며, 9패도 오승환의 커리어 단일시즌 최다패 기록이다.
현재 오승환의 구위는 13연패의 악몽에 시달렸던 2022년보다도 훨씬 더 부진하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42세로 어느덧 최고령 투수가 된 오승환의 노쇠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구속 하락을 부진의 근본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오승환의 활용 여부는 포스트시즌까지도 삼성의 고민이 될 전망이다.
유일한 고민은 불펜의 안정감이다.
정규시즌과는 또 다르게,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1-2점차 승부에서 지키는 야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올해의 삼성은 2010년대 전성기 시절에 비교하면 박빙의 승부에서 리드한 경기를 끝까지 지켜낼수 있다는 안정감은 부족해보인다.
오승환을 넣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삼성으로서는 현재로서 오승환의 부활을 장담하기 어려운 가운데, 오승환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넣어도 고민, 제외해도 고민일수 밖에 없다. 그동안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만 통산 6번이나 출전해 22경기 1승 1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81, 33.1이닝 탈삼진 41개라는 놀라운 기록을 수립하며 승부를 마무리짓는 '끝판왕'으로 군림했다. 또한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LG(4경기 3세이브 1패, 자책점 2.08)나 두산(7경기 5세이브 1홀드 자책점 0)을 상대로는 그토록 부진했다는 올시즌에도 강했다.
무엇보다 팀의 상징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레전드를 가을야구에서 아예 제외한다는 결정은 코칭스태프라도 부담이 결코 가볍지 않다. 삼성 불펜의 현재 상황이 오승환이 제외되고 나서 크게 더 나아진 것도 아니다.
다만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다. 냉정하게 현재의 구위만 놓고보면 오승환은 가을야구 엔트리에 합류하기엔 불안하다. 심지어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만나게 될 기아를 상대로는 올시즌 3세이브를 따냈지만 3패에 자책점이 무려 12.10에 육박하기도 했다. 오승환이 설사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돌아온다고해도 마무리나 필승조로 활용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보인다.
오히려 오승환의 '이름값' 때문에, 구위가 회복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남겨둔다면, 승부처에서 그래도 어떻게든 오승환을 기용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오히려 선수와 팀 모두에게 독이 될수도 있다.
박진만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불펜 운용에 변화를 줄 것을 암시했지만 오승환의 재기용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연 오승환은 가을야구 무대에 극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