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심재학 단장에 따르면 김태형을 뽑는 데 있어 스카우트 팀의 만장일치 의견이 나왔다. 심 단장은 "김태형 선수의 롤모델이 양현종 선수라 같이 운동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또 올해 KIA 최고 유행어인 '너땀시 살아야'를 이을 선수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KIA 스카우트 팀의 만장일치 의견이 나온 것도 현재 최고의 스타 김도영(21)을 상징하는 '너땀시 살아야'에 대한 이야기도 우연이 아니었다. 3년 전 KIA 스카우트 팀은 마지막 1차 지명을 앞두고 광주 동성고 김도영과 광주진흥고 문동주(21·한화 이글스) 중 딱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말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등굣길부터 학교 훈련 과정 그리고 하굣길까지. 결과적으로 인성과 워크에식 면에서 김도영과 문동주는 둘 다 합격점. 그로부터 3년 뒤 KIA로 향한 김도영은 "이젠 쓰레기 줍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말할 정도로 더 발전된 태도를 보여줬다.
그 모습이 고3 김태형에게서 보였다. 드래프트 현장에서 만난 KIA 스카우트 A는 "(김)태형이가 중3때 혼자 서울로 와 3년 내내 자취를 했다. 그런데 사고 한 번을 안 냈다. 학교나 이번 대표팀 가서도 떨어진 게 있으면 다 줍고 물청소하고 후배들 챙기고 애들이 물 버린 거 다 치우고 묵묵히 다했다. 그래서 덕수고 감독님이나 코치들도 (정)현우랑 같이 태형이는 '애가 (인성이) 됐다'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KBO 타 구단 관계자 B는 스타뉴스에 드래프트 직전 김태형을 두고 "지난해보다 올해 우완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김태형은 빠지는 게 없다. 정현우를 제외하면 다른 좌완들은 하나씩 위험 요소가 있어 선택할 때 멈칫할 수 있는데 김태형은 리스크가 없다"고 칭찬한 바 있다.
덕수고의 이마트배, 황금사자기 연속 우승을 이끌면서 김태형의 주가가 치솟아 정우주(18·전주고), 정현우(18·덕수고)와 함께 톱3으로 불렸다. 하지만 청룡기 이후 하락세를 타면서 5위까지 예상 순번이 밀려났다. 그런데 그 5순위 지명권이 고향 팀이자 응원팀 KIA였다.
그 부분을 의식하고 있던 김태형이다. 참 기분이 싱숭생숭했다고 한다. 드래프트 후 스타뉴스와 만난 김태형은 "사실 KIA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 앞에서 날 뽑아주신다면 날 원하고 높이 평가하셔서 그런 거니까 어디든 가서 열심히 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막상 드래프트 당일이 되니까 또 KIA가 가고 싶어졌다. 빠른 순번에 날 예상해주시는 건 기분 좋은 일인데 좀 이상했다"고 멋쩍어하면서 "이렇게 KIA 유니폼을 입으니 꿈만 같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야구를 시작한 이유도 KIA 타이거즈 때문이었다. 정말 계속 좋아했다"고 힘줘 말했다.
전남 화순초-화순중을 졸업한 김태형은 서울의 덕수고로 전학을 갔다. 가족들은 여전히 광주에 살았고 김태형은 덕수고 친구와 함께 3년 내내 자취를 했다. 어떻게 보면 금의환향인 셈이다.
김태형은 "초반에는 서울 생활이 조금 힘들었다. 그래도 차츰 적응하고 괜찮았다"며 "고향으로 돌아가게 돼서 좋다. 가족도 많이 만날 수 있고 오랜만에 광주를 맘껏 돌아다니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어린 시절 양현종을 동경하던 '갸린이(기아+어린이를 합친 신조어)'의 팬심은 아직 죽지 않았다. 프로에 가면 한 번 상대해 보고 싶다던 김도영에게도 다시 팬심을 드러냈다.
김태형은 "KIA 선수들을 다 만나고 싶긴 한데 양현종 선수는 어렸을 때부터 우상이어서 한 번 만나만 봐도 좋을 것 같다"며 "김도영 선수는 팀 상관없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치는 타자였기 때문에 한 번 붙어보고 싶었을 뿐이다. 이젠 같은 팀이 됐으니까 배울 건 배우고 응원 열심히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태형은 뛰어난 완성도로 빠르게 1군에 진입할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KIA 스카우트 A는 "선발 투수로 봤을 때 김태형은 지금의 평균 구속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슬라이더가 좋은데 프로에 와서는 조금 더 날카로운 제3구종이 있어야 한다"며 "김태형은 선발로 나올 때 커브를 많이 던지는데 팀 사정상 중간 투수로 나오면 커브를 잘 안 던졌다. 이 커브를 더 던지게 하면 장점이 극대화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루키 시즌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1년 선배 윤영철(21)처럼 되는 것이 목표였다. 김태형은 "스태미나가 좋아서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것이 내 가장 큰 장점이다. 바로 1군에 진입해 선발 투수로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 "요새 KIA는 최강 전력인 것 같다. (그에 반해) 올해 나는 시즌 중에 조금 부진한 모습도 보여드렸다.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도록 겨울에 몸을 확실히 만들고 준비하려 한다. 내년에 들어가서 조금이라도 그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테니 잘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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