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미국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는 물론이고 대만과 일본까지 외국인 투수 시장을 꼼꼼히 살펴봤다. 두산은 부상이 아닐 때는 선발진에서 가장 좋은 투구를 펼쳤던 브랜든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고, 6주짜리 대체 외국인 선수로 알아보다 보니 선택의 폭이 더 좁아졌다. 그런 와중에 한국 복귀를 희망하는 요키시와 연락이 닿았다.
문제는 요키시의 실전 공백이다. 요키시는 지난해 키움에서 방출된 뒤로는 미국에서도 소속팀 없이 지난 1년 동안 개인 훈련만 진행했다. 6주짜리 외국인 선수라 해도 1년 실전 공백은 분명 치명적인 요소고, 두산은 요키시에게 입단 테스트를 제안했다. 직접 투구하는 것을 지켜보고 계약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한 건데, 요키시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달 29일 한국에 입국했다.
요키시는 지난달 30일 곧장 두산 2군 훈련지인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입단 테스트에 나섰다. 두산은 현재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와 로에니스 엘리아스까지 후보군으로 두고 있다. SSG가 조만간 시라카와와 엘리아스 가운데 한 명에게 방출 통보를 하면, 두산은 방출된 선수와 계약도 고려하고 있다. 실전 감각을 고려하면 요키시보다는 SSG에서 방출될 선수가 더 나은 건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 이들과 비교해서 빨리 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에 요키시가 입국해서 시차 적응을 하는 등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기는 어려웠다.
요키시는 첫 입단 테스트에서는 그리 인상적인 내용을 보여주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직구 구속도 나오지 않았다. 구단은 요키시가 실전 공백도 길고, 시차 적응 문제 등으로 100%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판단해 한번 더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테스트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SSG에서 누구를 방출할지까지 살펴본 뒤에 최종적으로 계약할 선수를 확정하려 한다. 그사이 후보군에 있던 선수 가운데 계약이 가능한 다른 선수가 나오면 또 급선회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요키시와 관련해 "본인은 준비를 했다고 하더라. 소속팀은 없었지만, 준비를 했다고 한다. 대체 외국인으로 한국에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팀에 소속돼 있으면 바이아웃도 있고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때 몸 상태도 문제가 없고, 자신이 있어서 팀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개인 운동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한 것 같다. 준비는 잘했다고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SSG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SSG의 상황을 보고, 우리가 테스트하는 외국인의 상태를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 (계약 기간이) 6주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그렇게 넓지는 않은 것 같다. SSG 선수도 고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요키시는 지난해 키움을 떠나면서 "누군가에게 열심히 했고, 팀 승리에 누구보다 공헌했고, KBO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선수로 기억된다면 영광일 것이다. 나와 가족은 KBO에서 5년을 정말 즐겼고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진심을 표현했다. 요키시는 1년 만에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복귀하면서 또 한번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까.
김민경 기자(kmk@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