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쳤네요. 저도 저렇게 쳐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홈런에, 포수 수비까지 1인 2역을 소화했다. KT 강백호가 스스로도 감탄할만큼 공수에서 팀의 승리를 이끄는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기나긴 1-1의 긴장감을 8회말 KT가 먼저 깼다. 강백호가 2사 후 삼성 김재윤을 상대로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기 때문이다. 강백호의 시즌 22호 홈런. KT는 9회 마무리 박영현을 올려 경기를 끝냈다. 강백호는 박영현의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합작했다.
경기 후 강백호는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이 홈런을 치는 장면을 TV를 통해 다시 봤다. 그는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 로하스에게 상대할 때 직구 구위가 좋아보여서 늦으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망설임 없이 돌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라고 했다.
스스로 타구가 어디로 날아갈 지 모를 만큼 타구의 질이 좋았다. 강백호는 “엄청 세게 맞아서 넘어갈 줄은 알았는데 파울이냐 페어냐 이 차이였던 것 같다”라고 했다.
2차전 승리의 주역이 됐지만 1차전에서 활약을 하지 못한게 못내 아쉽다. 강백호는 1차전에서는 지명타자로 나와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는 “감이 나빴던 것도 아닌데 타이밍이 조금씩 엇박이 났던 것 같다”라며 “영표 형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런 마음이 컸다. 그래서 2차전에서 잘 풀려서 너무 기분이 좋다. 그래서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도 좀 크게 나왔다”라고 돌이켜봤다.
자신의 홈런으로 한 점 앞서 있는 상황에서 포수 마스크를 쓴 강백호는 9회 박영현과 한 점차를 지켜냈다. 김상수의 실책이 나와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했던 1차전과 비슷한 양상이 되는 듯 했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강백호는 “박영현에게 충분히 잡을 수 있고 나는 너를 믿고 있으니까 너도 자신을 믿어두면서 가장 좋은 공, 네가 던지고 싶은 걸 던지자라고 생각하고 말을 했다”라고 전했다.
올시즌 활약에 대해 “건강하게 할 수 있어서 잘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 강백호는 “6월 초에 홈런이 나오고 3주 동안 많이 처져 있었는데 그 기간 동안 다른 선수들이 잘 쳐줬다. 우리 팀 선수들이 워낙 잘 해주고 있고, 우리가 이 시기부터 잘했으니까 후반기에 기대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표했다.
KT는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에는 하위권에 처졌다가 시즌 중반부터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한국시리즈까지 치렀다. 강백호는 그런 팀의 저력을 믿는다.
강백호는 “우리가 전반기에 못한다, 후반기에 잘한다라고 의식하고 있지 않는다”라며 “내가 포수를 하면서 느끼는거지만 투수들도 점점 좋아지고 있고, 타격 컨디션도 워낙 좋기 때문에 2~3점 차이가 나도 질 것 같다는 느낌이 안 들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이 기세를 타기 시작하면 가장 무서운 팀이라고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당부했다.
https://naver.me/xk1idQ1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