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독은 지난달 30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박)준영이는 사실 가진 능력이 정말 좋다. 근데 스스로 본인을 조금 힘들게 하는 성격인 것 같다. 자기를 힘들게 하는 성격이라서 조금 더 편하게 하라는 그 정도 말밖에 할 수 없다. 성격도 조금 내성적인 것 같다"며 지금은 박준영이 조금 더 반등할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 줄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생각 없이 하는 야구도 때로는 좋을 때가 있다. 생각이 너무 많다 보면 상대와 싸워야 하는데 본인과 싸우면서 질 수 있다. 그런 점은 준영이가 많은 경기에 풀타임으로 나갔던 선수가 아니라서 경험이 부족해 그럴 수 있다. 지금은 경기도 매일 나가고, 최근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모습이 계속 나오면서 본인도 편하게 되면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 준영이에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박준영은 첫 풀타임 시즌의 성장통으로 여기며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 나가고 있다. 물론 답답할 때가 많긴 하다. 박준영은 "두산에 와서가 아니라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안 맞은 적이 처음이다. 감독님께서 경기를 계속 내보내 주시고 기회를 주시겠다고 한 게 처음이다 보니까 나 스스로 조금 계속 결과도 안 나오고 해서 조급했던 게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 또 선배님들이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시고 옆에서 좋은 기운도 계속 주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안타가 나오겠지, 나오겠지 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안 나오다 보니까 힘들긴 했다. 그리고 해답을 못 찾겠어서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여러 명한테 도움을 조금 구하기도 했고, 그러면서 조금은 괜찮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배들은 첫 풀타임 시즌부터 잘하려 하지 말라는 말로 박준영을 위로했다. 박준영은 "다들 비슷한 말을 해 주셨다. 이제 시즌 초반이고, 내가 선발 라인업에서 가장 어린 편이다 보니까. 내가 그렇게 방망이가 안 맞더라도 조금 밝게 해야 하는데, 밝게 즐기면서 해야 안타가 안 나올 것도 나오는데 나는 그게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선배들이 그런 쪽으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던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박준영은 '주전' 타이틀을 달고 있으나 스스로 주전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단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욕심은 내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는 "지금도 주전이라 생각하면서 경기를 뛰지도 않고, 그렇게 준비하지도 않았다. 그냥 나에게 남들보다 조금 먼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그 기회를 잡고 싶은 욕심은 많았다. 그 욕심에 이런 결과가 나왔던 것 같은데, 이제는 조금 즐기면서 해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격수 수비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다. 박준영은 "타구마다 조금 어려운 타구든 쉬운 타구든 잘 처리가 되다 보니까 조금 자신감이 붙는다. 실책이 나오면 또 자신감이 떨어지곤 하지만, 계속 한결같이 유지할 수 있게 하려 한다. 실책을 하든 좋은 플레이가 나오든 멘탈이 흔들리지 않게 그것을 먼저 준비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이 감독은 박준영이 시즌 초반 방망이가 너무 안 맞을 때는 "머리 한번 식히고 가자"며 선발 라인업에서 한번씩 제외했다. 박준영은 "좋게 말하면 그렇지만, 내가 경기에 안 나가는 게 보탬이 되는 상황이라 그렇지 않았겠나(웃음).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못해서 잘린 거 아니다'라고 하시면 '아닙니다. 못해서 잘린 거니까 내일 나갈 때 더 잘하겠습니다' 그렇게 답하곤 했다. 결과가 꾸준히 좋았던 게 아닌데도 믿고 내보내 주시는 게 감사하고, 그만큼 내가 보답을 드려야 하니까 매일 최선을 다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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