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시즌 중에도 제발 이런 경기만.
팬 참관단 주최 측인 롯데 JTB 측에서 일정을 꽉꽉 채워서 준비해 주셨기 때문에
아침 8시반부터 일정 시작.
(낡은이인 나는... 그냥 느지막히 11시쯤 경기장으로 이동해서 선수들 훈련하는 것도 보고 그러면 안되나요..?라고 생각했지만..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온 만큼, 오키나와 관광도 같이 하는 게 좋은 분들도 있을 거라 그렇게 프로그램을 짤 수밖에 없었겠지.
가족 단위가 제일 많았으니 초/중딩들에게는 분명 괜찮은 스케쥴이었을 거야.. 그냥 내 나이가 문..제.. ㅋㅋ)
낡은이는 아침밥 거르면 당 떨어지기 때문에
아침 7시에 조식당행.
아침 다 먹고 경기장에 들고 갈 물건 챙기러 방으로 이동하는데..
뭐랄까 되게 익숙한 얼굴이 내 복장 (자이언츠 바람막이)을 보더니 묘한 웃음을 지으면서 지나쳐 가는 거야.
그래서 저 사람은 대체 누군데 저렇게 웃으면서 지나가지? 하다가 순간, '아 정근우!'하고 생각이 났음.
그러나 티비보다 키도 조금 더 큰 것 같고.. 얼굴도 쪼오금 더 잘생긴 것 같아서..
무엇보다 이틀 전에 광수 코치님이랑 감독님이랑 헷갈려했던 전적이 있기 때문에
에이,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방으로 돌아갔음.
하지만.. 그는 정근우가 맞았고
나보다 늦게 아침을 먹으러 갔던 사람들은 정근우와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았다고 하더라고. ㅎ
(정근우 이야기는 난중에 또 이어짐.)
아무튼 아침밥도 잘 먹고 버스 타고 류쿠왕국 시절 성인 슈리성으로 이동.
빠르게빠르게 관광을 마치고 오키나와에서 제일 큰 이온몰로 이동해서 쇼핑 겸 점심.
삼성과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 삼성 스캠지 경기장으로 이동.
몇 년 전에 개별적으로 오키나와 스캠 방문을 하셨던 지인분의 말씀에 따르면
삼성 스캠지가 우리팀 스캠지보다 좀 크고 좋다고 하더라고.
우리팀도 스캠지 잘 잡으면 좋을 텐데... 물론 오키나와에 우리나라만 스캠지를 꾸리는 게 아니라 일본 팀들도 어마무시하게 오기 때문에..
(내가 왔다갔다 하면서 본 팀만 요미우리 자이언츠, 주니치 드래곤즈, 롯데 마린즈, 야쿠르트 스왈로즈 등 네 팀이나 되니까)
쉽진 않겠지.. ㅠ
아무튼 둘째날에 비해서는 경기장에 일찍 도착했고 ㅋㅋ
한국팀끼리의 경기였기 때문에 치바 롯데와의 경기 때와 비교하면 경기장은 많이 한산했어.
선수들은 경기 전 간단한 식사중이었고
(도시락으로 먹던데 좀 부실해 보이고 남기는 선수들도 많아 보였어.
그런데 나중에 선수들한테 물어봤더니, 도시락은 맛있었고 다만 시합 전이라 안 먹거나 적게 먹는 선수들이 많았던 거라고 이야기하더라.)
몇몇 선수들은 경기장 밖으로 나와서 기자들이랑 인터뷰도 하고
(박세웅이랑 김민성이 인터뷰하는 거 봤고, 축구 보조 경기장 쪽에서 영상으로 인터뷰 따는 선수들도 있더라.)
경기 안 뛰는 투수조들은 따로 훈련하기 위해서 매트나 뭐 그런 거 들고 이동하기도 했어.
선수들도 밥 먹고 휴식하고 뭐 그런 시간이었기 때문에
경기 후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선수들이나 코치 위주로 조심스레 사인해 줄 수 있는지 물어 봤고
모두 흔쾌히 사인을 해 줬어.
그르치만...... JTB 측에서 행사용으로 준비해 온 사인지 중 남은 사인지를 나눠 줬는데...
지인들끼리 나누고 그러다 보니 사인지는 모자랐어 ㅠ
그래서 쓰고 갔던 모자, 둘째날 받았던 스캠 모자 등에다가도 막 받았어. ㅎ
모자는 두 가지로 나눠서 하나는 웰컴 백&홈 모자, 다른 하나는 동갑 모자라고 의미 부여를 해서 ..
웰컴 백&홈 모자에는 주처, 민성이, 진해수 사인 받았고
동갑 모자에는 나초, 김상수 사인 받음.
사실 나초는 매니저다 보니 많이 바빠서... 사인 부탁하기 너무 미안했는데
나초가 "저 선수 아니고 매니전데 정말 제 거 받으시려고요?"라고 물어서
"어휴 잘 알죠. 매니저님이 제일 바쁘실 텐데 사인 부탁해서 죄송해요." 라고 하면서 받았음.
그리고 사인해 준 거 배번 보니까 선수 시절 배번으로 해 줬더라. ㅎㅎ
그리고 사인지에는 세웅이한테 받았어.
마지막으로 노힛노런 기념구에 둘째날 못 받았던 윌커슨 사인까지 받음.
그리고 드디어 경기 시작.
나 화장실 간다고 12시 59분쯤에 경기장 들어갔는데....
벌써 1점 냈더라...?
왜 일찍 시작하냐고 이런 게 어딨냐고 속으로 썽내면서도, 치바와 경기 때와는 다른 듯한 공격력에 씐이 나서 응원전 참여.
참고로 목나경 치어리더랑 단비 치어리더는 겨울스포츠 일정 때문에 전날 한국으로 돌아갔고
쪼단만 있었는데, 쪼단 컨디션이 안 좋아서, 일단 팬들이 블루투스 스피커로 응원가 틀어 가며 응원함.
그리고 터진 덩이 쓰리런!!!!!
이렇게 팬 직관 경기마다 홈런을 쳐 주니 ㅠㅠㅠㅠ 덩이야 너를 어떻게 보내니 ㅠㅠㅠㅠ 군대 안 가면 안 되니 ㅠㅠㅠ
비록 팬들끼리였지만 응원에 더욱 힘이 붙을 수밖에 없었음.
삼성도 스캠 참관단이 온 상태였기 때문에, 뭐랄까 팬들 간에 응원전을 하고 있다라는 느낌도 있었고 ㅎㅎ
월루하면서 후기를 쓰고 있는 나의 목에선 지금 쉰 목소리밖에 나오지 않는다...
(중계를 보고 있던 친구로부터 니 목소리 너무 잘 들린다고 문자 받음. ㅋㅋ)
그리고 그런 팬들 응원에 보답한 유강남 노진혁 홈런 ㅠㅠㅠ
(하지만 나는 아부지로부터 전화가 와서 노진혁 홈런은 못 봄 ㅠ
아부지가 삼성 팬이시긴 한데 유튜브 이런거까지 찾아보시는 분은 아니긴 했지만
설마 아부지가 이런 거까지 보시나 하고 식겁했는데 (가족 중 스캠 온 거 남동생 하나만 알고 있었음.)
다행히도 다른 개인적인 일 때문이었음.)
중간중간 루즈하다 싶을 때는 선수들 몸 푸는 거 사진도 찍구
(거의 대부분 영상으로 찍어서 ㅠㅠ 사진으로 올릴 수 있는 건 이게 다야 미안 ㅠ)
유희관희유 유튭 찍는 거 구경하고
그러다가 박세웅이 이종열 삼성 단장 옆에 착 붙어서 수다 떨고 있는 거보고 노하기도 했고 (넝담ㅋ)
그렇게 경기 보다 보니 6회초인가 7회초부터 쪼단이 원기를 회복해서 응원을 지휘해 주기 시작함. ㅎ
역시 쪼단이 확성기를 잡으면 응원의 맛이 달라지더라. ㅎ
특히 9회말에 응원가 메들리할 때가 젤 좋았어. (그렇게 나의 목은 사망했다고 한다.)
그 외에
투수 쪽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진해수였고, 아니나 다를까 해수가 수훈선수로 선정되었더라.
(개명 전 민호이던 시절부터 롯팬 출신임을 숨기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 호감의 시선으로 보던 선수였는데
이렇게 고향으로 돌아왔으니 같이 돌아온 임준섭 선수와 함께 우리팀 약한 고리인 좌완 불펜 문제를 잘 해결해 줬으면 좋겠어.)
타자 쪽에선 박승욱이 인상적이었어.
(역시나 수훈 선수 ㅎ 경기 후에 선수들한테 수훈 선수 상금 주는 거도 관중석에서 지켜 봄.
다만 승욱 선수는 수비 위치가 어떻게 고정될지.. ㅠ)
경기가 끝나고..
원래 예정되어 있던 관광 일정 하나를 취소시켰기 때문에
(한명이라도 관광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경기 중간에 나가기로 되어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투표하는지 모르게 가이드님이 한명 한명 따로 찾아가서 귓속말로 의사를 물었는데..
전원 관광 포기하고 경기를 끝까지 보겠다에 투표해서 ㅋㅋㅋㅋㅋㅋㅋ 만좌모 관광 취소시킴 ㅋㅋㅋㅋㅋㅋㅋㅋ)
매우 느긋한 마음으로 경기장을 떠나는 선수들을 배웅하고 ㅎㅎ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옴.
그리고 선수들과의 만남 2탄은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