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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두산) 9위 팀에서 가을야구까지...‘초보 감독’ 이승엽의 370일 [춘추 이슈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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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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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가을은 단 하루 만에 막을 내렸다. 사령탑은 “단 1경기로 끝나 아쉽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 앞의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월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9대 14로 패한 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1년 전 두산 감독이 됐다. 그때 세운 첫 목표가 가을야구였는데, 결국 이뤘다.”


지난 시즌 9위에 그친 뒤 두산은 과감한 결단을 했다. 7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후임으로 ‘국민 타자’ 이승엽을 선임했다. 두산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스타 출신 감독의 등장은 숱한 화제를 낳았다. 감독은 물론 코치 경력도 전무하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그로부터 370일 뒤, 두산은 ‘초보 감독’과 함께 다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이승엽호의 첫 항해, 순탄하지 않았지만 소득도 많았다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467홈런)과 일본(159홈런)을 오가며 통산 626홈런을 때려낸 전설이다. KBO리그에선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만 15시즌을 뛴 원클럽맨으로 은퇴 후엔 해설위원과 TV 예능 등 방송을 통해 모습을 주로 비췄다.


한동안 현장과 멀리 떨어져 있던 국민타자를 두산이 소환했다. 그것도 한국시리즈 진출만 연속으로 7차례(2015~2021년) 이끈 김태형 전 감독의 후임으로.


‘새 판 짜기’에 돌입한 두산은 곧바로 자유계약선수(FA)를 통해 어마어마한 취임 선물을 안겨줬다. 바로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의 복귀다. 양의지는 올 시즌 두산의 가을을 이끈 동력 그 자체였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취재진을 향해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말 영리한 선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양의지가 8월 중순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복귀할 때까지 팀이 잘 버텨줘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사령탑의 신뢰는 두터웠다.


이에 더해 3년 전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20승’ 투수로 우뚝 선 라울 알칸타라도 돌아왔다. 안방마님과 에이스를 동시에 되찾은 셈이다.

그럼에도, 개막 전 매스컴과 전문가들은 두산을 5강 팀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양의지와 알칸타라의 복귀에도 ‘감독 이승엽’이란 꼬리표에 더욱더 고갤 갸우뚱했다.


시즌 초 두산의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외국인 좌완 딜런 파일이 스프링캠프 때 타구에 맞는 불운에 시달려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 그 뒤로 1군 선발진에 복귀한 딜런은 단 2경기 만에 팔꿈치 통증으로 한국을 떠났다.


대체 외국인 선수 브랜든 와델의 데뷔전은 시즌 개막 석달 째인 6월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야 이뤄졌다. 이때까지 두산은 65경기에서 31승 1무 33패 승률 0.484로 리그 5위에서 버티고 있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던가. 그중엔 ‘두산의 10년을 책임질’ 판단이 있었다. 바로 두 유망주가 1군 선발로 가능성을 보인 것. 딜런의 부상으로 선발진 공백이 생기면서 4, 5선발로 꾸준히 경기에 나선 우완 김동주, 좌완 최승용이다.


‘평균 21.5세’인 두 선수는 올 시즌 합계 189.1이닝을 소화했고, 37경기에 등판했다. 전반기에 김동주(평균자책 3.31)가 있었다면, 후반기엔 최승용(평균자책 1.90)이 팀을 지탱했다. 두 선수는 올 시즌 토종 1선발로 거듭난 곽빈과 함께 향후 두산의 선발진을 책임질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19일 창원 NC전을 마친 뒤 이 감독은 인터뷰에서 김동주, 최승용을 따로 언급하며 “올 시즌을 돌아봤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수확’이 바로 둘”이라며 “올해 보여준 성장도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확신이 들더라. 내년에는 둘 다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승엽 감독의 오답노트, 빼곡하기에 내년이 더 기대된다


시즌 막판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펼친 두산은 뒷심 부족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불안함을 보인 불펜은 19일 창원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잇따른 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사령탑의 생각은 달랐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불펜진을 감싸며 다른 관점에서 이날 패배를 바라봤다.


“우리 팀은 올 시즌 내내 타격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득점이 잘 나오질 않아 접전이 많았다. 투수들 입장에서 ‘실점 하나만 줘도 질 수 있겠다’는 부담감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을 것이다. 오늘 경기를 보니 투수들이 다들 지친 모습이었다.” 이 감독의 진단이다.


실제로 두산 타선은 올 시즌 홈 베이스와 친하지 않았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704로 6위, 팀 득점(620)은 리그 8위에 그쳤다. 그 여파를 버티고 또 버티다 지친 마운드다.


이날 이 감독은 불펜 기용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전했다. 두산은 시즌 내내 많은 경기에 등판한 필승조 김명신, 정철원이 과부하로 시즌 막판 큰 부침을 겪었다. 


이 감독이 “팀 사정상 불펜에서 정철원, 김명신 비중이 컸다. 그래서 둘의 투구 이닝이 굉장히 늘어났다. 내년에 두 선수 의존도를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한 까닭이다.


“야구는 선수가 한다”던 이 감독은 인터뷰에서 소위 ‘선수 탓’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원인을 자신에게 찾는 성향이다.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은 타선 문제도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지 못한 벤치의 책임으로 돌렸다.


이처럼 이승엽 감독의 오답노트는 빼곡하다 못해 빈틈이 없었다. 부족한 게 많았기에 풀어야 할 숙제도 많을 예정이다. 370일간 이어진 초보 감독의 여정엔 돈으로 사기 어려운 경험과 지혜가 담겼다. 훗날 더 노련한 야구를 뽐낼 ‘승짱’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https://www.spocho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6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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