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의 41번째 정규시즌이 막을 내린다. 올 시즌에는 눈에 번쩍 띄고 야구사에 오래 남을만한 대기록은 많지 않아 보인다. KBO가 개인 타이틀을 수여하는 어떤 기록 항목에도 신기록은 작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올 시즌의 기록들에도 경이로움이 숨어 있다. 숫자에 담긴 선수들의 놀라운 성취를 살펴 보자.
4. 고영표의 이닝당 투구수 14.3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 시즌부터 고영표는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평균 이상의 탈삼진 능력에다, 리그 최고 수준의 제구력과 땅볼 유도 능력으로 ‘퀄리티스타트 제조기’가 됐다. 낭비하는 공이 드물다 보니, 고영표의 경기는 신속하게 진행된다.
올 시즌 고영표가 한 이닝을 끝내는데 필요한 공은 딱 14.3개. 2천년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에, 이보다 ‘이닝 순삭 능력’이 뛰어난 투수는 없었다.
‘쾌속 피칭’의 비결은 놀라운 제구력이다. 고영표의 통산 볼넷 비율은 고작 4.1%. 프로야구사에서 통산 5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가운데 이보다 볼넷 비율이 낮은 투수는? 아무도 없다.


즉
고영표는 KBO리그 역사상 최고 수준의 제구력을 가진 투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가 몰랐던 수면 밑에서, 전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