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5·끝] 난치병 어린이의 엄마가 ‘기부왕’ 박종훈에게
안녕하세요, 현우(가명) 엄마입니다.
현우가 중학교 기말고사를 치러 간 사이에 아이 책상에 앉아 편지를 씁니다. 현우가 오늘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데, 심지어 공부도 해서 학교에 시험 보러 갔다는 게 아직도 꿈같습니다. 박종훈 선수가 베풀어주신 사랑이 만든 기적입니다.
올해 프로야구 국내 투수 최다승(13승)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현우가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도 ‘종훈 삼촌’ 경기는 꼭 보면서 응원했습니다. 올 시즌 SK가 연패가 많았고 감독님까지 쓰러지시는 등 악재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신 것 역시 주변에 워낙 많은 사랑을 베풀고 사시니까 가능했던 기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매년 청소년야구단과 소아암 환아들, 그리고 현우처럼 희소난치병 환아들에게 아낌없이 기부해 주시는 게 정말 놀랍고 감사합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딸 키우는 아빠가 되고 나니 모든 아이들이 귀하다”고 웃으셨지요.
아시다시피 현우는 만 3세 때부터 원인불명 난치병과 싸우고 있습니다. 수시로 열이 나고 피를 쏟고, 저혈당 쇼크에 전신 패혈증이 들이닥쳐서 병실을 집으로 알고 자랐습니다. 한글도 ‘비급여’ ‘외래’ 같은 단어부터 깨쳤고요. 한 달에 수백만원씩 나오는 치료비를 십몇년 감당하다 보니 극단적인 생각도 가끔 해봤습니다. 이런 저를 눈치챘는지 현우가 어느 날 “나 차라리 죽는 게 나을까”라고 하더군요…. 억장이 무너져서 아이를 붙잡고 울던 순간에 SK 구단의 연락이 왔습니다. 박종훈 선수가 현우의 치료비와 장학금 후원을 희망한다고요. 저는 이날부터 신의 존재를 정말로 믿습니다.
현우는 진통제와 구토 억제제를 먹고, 배에 찜질팩을 붙여야 의자에 겨우 앉아 공부할 수 있습니다. 힘들 법도 한데 박종훈 선수의 야구로 용기를 얻습니다. 땡볕 아래서 땀 뻘뻘 흘리며 공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종훈 삼촌 모습을 보면서 현우는 “이기고 지는 건 하나도 안 중요해. 저렇게 훌륭한 삼촌이 나를 후원해주시는데 매일매일 정말 열심히 살 거야”라고 눈을 빛냅니다. 치료비에 허덕여 아이에게 문제집 한 권 사줄 엄두가 안 났는데, 보내주신 장학금으로 아이는 영어와 수학 온라인 강의를 듣고 책을 사보면서 내일을 말합니다. 장래희망은 자주 바뀌는데, 요즘은 심리상담사가 되고 싶다네요. 사랑을 받아 본 사람만이 남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요. 통증 때문에 결석이 잦지만 병원 침대에 누워도 교과서를 읽는 노력으로 학급 성적이 중상위권이고, 교내 국어경시대회 우수상도 받았습니다. 종훈 삼촌 만나기 전에는 학교도 아예 못 갔는데 다 기적 같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하루하루 살얼음판 걷는 기분입니다. 현우는 발열이 수시로 나는데, 요즘엔 발열이 코로나 감염 징후처럼 여겨져 고충이 많습니다. 원래 이용하던 음압병상은 자리가 없고, 응급실도 선별진료소 결과가 나와야 갈 수 있으니 현우처럼 기저 질환이 심한 환자에겐 최악의 환경입니다. 병원 밖에서 ‘음성’ 판정을 기다리는 시간이 때론 무섭기도 한데 현우는 선물해주신 SK 로고가 그려진 담요를 덮고 힘을 냅니다.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끝나서 현우와 마스크 벗고 야구장에 가서 종훈 삼촌을 목청껏 응원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내년에도 늘 건강하시고, 뜻하시는 바 모두 이루시기를. 나누어주신 사랑의 온기를 잊지 않겠습니다.
[양지혜 기자 jihea@chosun.com]
https://n.news.naver.com/sports/kbaseball/article/023/0003586092
종훈이 멋있고 현우야 힘내 응원해!!❤🙏
안녕하세요, 현우(가명) 엄마입니다.
현우가 중학교 기말고사를 치러 간 사이에 아이 책상에 앉아 편지를 씁니다. 현우가 오늘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데, 심지어 공부도 해서 학교에 시험 보러 갔다는 게 아직도 꿈같습니다. 박종훈 선수가 베풀어주신 사랑이 만든 기적입니다.
올해 프로야구 국내 투수 최다승(13승)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현우가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도 ‘종훈 삼촌’ 경기는 꼭 보면서 응원했습니다. 올 시즌 SK가 연패가 많았고 감독님까지 쓰러지시는 등 악재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신 것 역시 주변에 워낙 많은 사랑을 베풀고 사시니까 가능했던 기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매년 청소년야구단과 소아암 환아들, 그리고 현우처럼 희소난치병 환아들에게 아낌없이 기부해 주시는 게 정말 놀랍고 감사합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딸 키우는 아빠가 되고 나니 모든 아이들이 귀하다”고 웃으셨지요.
아시다시피 현우는 만 3세 때부터 원인불명 난치병과 싸우고 있습니다. 수시로 열이 나고 피를 쏟고, 저혈당 쇼크에 전신 패혈증이 들이닥쳐서 병실을 집으로 알고 자랐습니다. 한글도 ‘비급여’ ‘외래’ 같은 단어부터 깨쳤고요. 한 달에 수백만원씩 나오는 치료비를 십몇년 감당하다 보니 극단적인 생각도 가끔 해봤습니다. 이런 저를 눈치챘는지 현우가 어느 날 “나 차라리 죽는 게 나을까”라고 하더군요…. 억장이 무너져서 아이를 붙잡고 울던 순간에 SK 구단의 연락이 왔습니다. 박종훈 선수가 현우의 치료비와 장학금 후원을 희망한다고요. 저는 이날부터 신의 존재를 정말로 믿습니다.
현우는 진통제와 구토 억제제를 먹고, 배에 찜질팩을 붙여야 의자에 겨우 앉아 공부할 수 있습니다. 힘들 법도 한데 박종훈 선수의 야구로 용기를 얻습니다. 땡볕 아래서 땀 뻘뻘 흘리며 공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종훈 삼촌 모습을 보면서 현우는 “이기고 지는 건 하나도 안 중요해. 저렇게 훌륭한 삼촌이 나를 후원해주시는데 매일매일 정말 열심히 살 거야”라고 눈을 빛냅니다. 치료비에 허덕여 아이에게 문제집 한 권 사줄 엄두가 안 났는데, 보내주신 장학금으로 아이는 영어와 수학 온라인 강의를 듣고 책을 사보면서 내일을 말합니다. 장래희망은 자주 바뀌는데, 요즘은 심리상담사가 되고 싶다네요. 사랑을 받아 본 사람만이 남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요. 통증 때문에 결석이 잦지만 병원 침대에 누워도 교과서를 읽는 노력으로 학급 성적이 중상위권이고, 교내 국어경시대회 우수상도 받았습니다. 종훈 삼촌 만나기 전에는 학교도 아예 못 갔는데 다 기적 같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하루하루 살얼음판 걷는 기분입니다. 현우는 발열이 수시로 나는데, 요즘엔 발열이 코로나 감염 징후처럼 여겨져 고충이 많습니다. 원래 이용하던 음압병상은 자리가 없고, 응급실도 선별진료소 결과가 나와야 갈 수 있으니 현우처럼 기저 질환이 심한 환자에겐 최악의 환경입니다. 병원 밖에서 ‘음성’ 판정을 기다리는 시간이 때론 무섭기도 한데 현우는 선물해주신 SK 로고가 그려진 담요를 덮고 힘을 냅니다.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끝나서 현우와 마스크 벗고 야구장에 가서 종훈 삼촌을 목청껏 응원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내년에도 늘 건강하시고, 뜻하시는 바 모두 이루시기를. 나누어주신 사랑의 온기를 잊지 않겠습니다.
[양지혜 기자 jihea@chosun.com]
https://n.news.naver.com/sports/kbaseball/article/023/0003586092
종훈이 멋있고 현우야 힘내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