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에 퇴사했고, 아직 실업급여도 신청하기 전이야.
요즘 워낙 경기가 안 좋고, 언제 다시 취업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데다 나이도 있고 스펙이 엄청 뛰어난 편도 아닌데, 감사하게도 바로 합격한 회사가 있었지만 고민 끝에 결국 입사를 포기하기로 했어...
사실 면접 때부터 묘하게 쎄한 느낌이 계속 들었거든. 그래도 막상 입사해 보면 다를 수도 있겠지 싶어서 입사하기로 했고, 입사 서류까지 모두 제출한 상태였어.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이 계속 찝찝하더라고.... 생각을 정리해 보니까,
대표가 대학 졸업 직후 창업했고, 외부 투자 없이 대출을 통해 지점을 빠르게 늘리는 구조였어. 인력도 계속 들어오고 나가는 분위기라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일지 의문이 들었어.
임원부터 실무진까지 가장 오래 근무한 사람의 근속연수가 2년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당장 내 포지션만 해도 지난 1년 간 공고가 3번 올라왔으니까...
본부장과 팀장 모두 나에게 바라는 게 팀장의 참모 역할을 단단하게 대신하는 거라고 하고, 빠르게 성과를 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인데, 솔직히 내가 추구하는 업무 방식과는 잘 맞지 않을 것 같았어...
야근은 없다고 했지만 업무 강도는 높은 편이라고 들었고, 급여 체계는 포괄임금제다 보니 업무 강도에 비해 보상이 적절할지 걱정되고...
무엇보다 지난 몇 년 간 발생했던 문제들이 아직도 해결 중이라고 했어.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화된 상태라기보다는 여전히 여러 문제를 수습하고 있는 단계...?
회사 건물도 노후화 돼서 엘리베이터가 없는데 인원 규모 대비 화장실은 한두 칸 정도 인 듯하고 겨울에는 상시 아우터 착용에 이상한 냄새도 난다고 글을 봤고...
물론 어느 회사든 100% 완벽하게 체계가 잡혀 있을 수는 없다는 것도 알고 나 역시 모든 조건이 완벽한 회사를 찾겠다는 건 아니지만... 이전 직장에서 경영 악화로 정리되는 일을 겪고 나니, 이제는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오래 다닐 수 있는 회사를 찾고 싶어져서...
당장 취업이 급하다고 해서 불안한 부분들을 애써 외면하고 입사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됐고, 결국 조금 더 알아보고 신중하게 결정하기로 했어.
물론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겠지. 지금 같은 취업난에 합격한 회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게 잘하는 일인지, 내가 너무 까다롭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돼. 당장 취업이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더 불안하고...
그래도 이번에는 단순히 취업에 성공하는 것보다, 입사한 뒤에 오래 버틸 수 있는 환경인지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었어. 내 선택이 잘한 선택이었겠지...? ㅠㅠㅠㅠㅠ 울적해져서 푸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