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다니고 나는 16년 차 과장임.
밑에 3년 차 직원이랑 1년 차 직원 있는데, 1년 차는 스무 살에 결혼해서 애 셋 낳고 최근 이혼하고 여기저기 잠깐씩 일하다 거래처 소개로 우리 회사 들어왔음. 나랑도 5살 차이라 사연도 있고 해서 다른 직원들보다 좀 편하게 잘해줬음.
우리 회사가 최근에 스마트공장 MES를 도입했는데, 원래는 내가 만든 매크로 엑셀로 업무했었고 그 직원이 도면 입력을 주로 했음. 입력량이 워낙 많고 귀찮은 일이라, MES까지 같이 입력하면 일이 너무 많아질 것 같아서 내가 업체에 요청해서 MES 입력하면 엑셀로 자동 변환되는 기능을 만들어줬음. 솔직히 일 줄여주려고 한 거임.
근데 막상 쓰라고 하니까 "엑셀 변환하기 전에 제가 먼저 봐야 판단할 수 있어요." 이러는 거임.
그래서 "뭘 보겠다는 건데?" 물어봤더니 자기도 모르겠대. 그냥 자기가 봐야 판단할 수 있대...ㅋㅋ
엑셀은 내가 만든 건데 내가 더 잘 알거든...
그래서 "그럼 업체에 직접 얘기해서 확인해." 하고 말았는데, 그 뒤부터 MES 하다가 막히면 짜증 섞인 말투로 계속 물어보더라. 몇 번 참고 받아주다가 나도 결국 "너 요즘 좀 까분다."라고 했음.
그 이후로 분위기 좀 싸해졌고, 나도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내가 너무 편하게 대해줘서 날 만만하게 본 건가 싶어서 요즘은 일부러 거리 두는 중임.
근데 또 그 직원은 그 뒤로 의기소침해진 게 보이더라.
난 싫어서 그러는 건 아닌데... 내가 너무 심했나 싶기도 하고, 그냥 선을 안 지킨 내 잘못도 있었나 싶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