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글을 한 번 올렸었는데, 그땐 너무 힘들어서 제대로 설명할 힘도 없었음..
배경부터 말하자면 무묭이는 디자인과 4학년이던 작년 12월 26일부터 출근했고, 내일이면 1년 차 되는 신입으로 4학년때 교수 찬스로 교수 회사에 입사했음(제품>시각>>>>uxui순으로 많이 배움)
회사는 대표(내가 2년간 배웠던 교수)-팀장(같은 학교, 같은 과 선배로 경력 15년)-선배(같은 학교지만 순수예술과 출신, 1년 선배) 그리고 나
이렇게 총 4명이 일하는 좃소였음
원래 편집 디자인 위주 회사인 건 알고 있었는데, 브랜딩도 같이 하는 회사라 이번에 어떤 기관 브랜딩을 맡게 됨
로고부터 각종 제작물, 사이트 제작까지 포함된 프로젝트였고 팀장이랑 내가 각각 시안을 하나씩 잡아서 보냈는데 내 시안으로 진행하기로 함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음.
웹을 일러스트로 제작하라는 거임
너무 이상해서 대표랑 팀장한테 각각 여러 번 물어봄
“진짜 웹을 일러스트로 만드는 게 맞냐”고
근데 둘 다 맞다고 함
심지어 반응형 여부 물어봤을 때도 “딱히 말 없었으면 알아서 하겠지” 이러는 식이었음
더 문제였던 건 이게 영문사이트라는 점
번역된 원고로 미리 작업해야 하지 않냐, 국문 줄글이랑 영문 줄글은 길이 자체가 많이 다르지 않냐고 했는데 그냥 국문으로 먼저 작업하라고 함
그래서 결국 24페이지 분량을 국문 기준으로 작업하면서 일러스트 간격 맞추느라 진짜 ㅈ뺑이 침
국문 사이트 이미지를 기관에 보냈더니 “영문으로 된 걸 보내주면 그때 컨펌하겠다”는 답이 옴
그래서 다시 영문으로 옮기기 시작했는데 당연히 영어로 바꾸니까 글 부피 늘어나서 잡아둔 간격 전부 다시 손봄
그렇게 번역본 수정만 이틀(중간에 다른 일도 끼워서) 걸려서 저번 주 목요일 저녁에 의뢰 기관 컨펌을 받았고, 금요일 아침에 퍼블리싱 업체에 넘기기로 함
금요일 아침이 되었음
퍼블리싱 업체에 전화해서 “작업한 일러스트랑 들어가는 이미지들 메일로 보내드리면 되나요?”라고 물었는데
업체에서 하는 말이 “저희는 일러스트 안 쓰고 PSD만 써요. 홈페이지 PSD로 주셔야 합니다.”라고 함
이때부터 진짜 미치기 시작함
게다가 대표하고 팀장만 본 과업지시서 다시보니까 반응형 제작도 포함되어 있어서 반응형 파일도 같이 줘야 한다는 거임
문제는 이 사이트가 퍼블리싱까지 이번해 안에 끝내야해서 시간이 진짜 촉박했다는 거
그래서 다시 퍼블리싱 업체에 전화해서 다음 주 23일까지 보내도 되냐, 주말 동안 작업하겠다고 사정사정함
다행히도 업체에서는 주말 작업 괜찮겠냐, 너무 힘들지 않겠냐며 이해해주심
결국 집에서 토요일 오전 11시 ~ 새벽 5시 반, 일요일 오후 2시 ~ 새벽 4시, 월요일 오후 8시 ~ 새벽 3시 반 이렇게 갈아 넣어서 피그마로 웹 시안 22페이지, 모바일 시안 22페이지, 작업 지시서, 디자인 요소 정리까지 전부 혼자 다 함
피그마를 PSD로 변환해주는 프로그램이 있긴 했는데 변환하면 폰트 다 깨져서 PSD 안에서 다시 다 손봄
23일에 파일 보내서 마무리하긴 했는데 진짜 지옥 같았음
혼자 하고 싶었던 건 아닌데 내 시안으로 결정되자마자 모든 게 내가 다 하는 분위기로 굳어졌고, 나중에 와서 PSD로 제작해야 한다는 걸 들었을 땐
이제 와서 팀장이나 선배한테 피그마 사용법 설명할 시간도 없어서 결국 혼자 다 떠안게 됨
문제는 대표랑 팀장이 내가 왜 이렇게 힘들었는지를 이해 못 하는 것 같다는 거임
대표는 디자인 안 한 지 오래됐고 편집 디자인만 해온 사람이고, 팀장도 편집·시각 위주라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감이 안 올 듯함
선배는… 내가 일하는 거 보면서 도와주고 싶어 하긴 했는데 앱 자체를 몰라서 직접적인 도움은 못 주고 대신 내 편집 일을 더 가져가줬음
일단 야근일지에 토·일·월 작업한 거 적어놓긴 했는데 대표가 돈 못 준다고 하면 진짜 바로 퇴사하고 싶어질 것 같음
선배도 퇴사한다는데 그럼 대표랑 팀장이서 둘이서 회사 잘 굴려보시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