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전에 있었던 일인데 우리가 외국인 선수 인터뷰 영상을 제작을 하고 있었어. 그런데 이 선수가 영어 아닌 다른 언어권 선수였단 말이야? 그래서 우리가 해석을 못 하니까 구단 통역 분께 영상을 전달드리고 해석 요청해 달라고 이 친구한테 이야기를 했어. 그러면 이 친구 입장에서는 단순히 그냥 요청만 할 수도 있잖아? 그런데 되게 센스있게 전달 과정에서 통역 분께 전화를 따로 해서 저희가 이 언어를 전혀 몰라서 그런데 바쁘시겠지만 한 문장 시작할 때마다 영상 시간도 함께 적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달을 했어. 그래서 5분 정도 되는 인터뷰인데 통역 분께서 한 번에 들어가는 자막 길이만큼 나눠서 초를 적어주셨어.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이 얘기를 사전에 안 했으면 우리는 또 요청을 하거나 아니면 영상 완성도가 떨어질 수도 있었을 거야.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왜 하는지를 완전히 이해하고 일을 진행하는 거 같더라고. 너무 대견해서 야근할 때 저녁 사주면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냐고 물어봤어. 그랬더니 요청하시는 이유가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인데 그러려면 자막을 언제 넣어야 하는지는 알아야겠다고 생각해서요~ 라는데 진짜 너무너무 예쁘더라.
한가지 예가 이거지 매일 일하면서 와! 얘 진짜 내 연차 되면 진짜 일 잘하는 걸로 유명하겠구니! 생각하게 돼. 나도 나름 이 쪽에서는 나랑 직접적인 친분 없어도 어느팀 누구라고 하면 그 일 잘 하는 사람? 소리 듣는데도 한 10년차 되니까 매너리즘에도 빠지게 되더라. 일을 할 때 목적보다는 그저 행위 자체에 집중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요즘 이 친구 보면서 많이 배워. 간만에 진짜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아서 너무너무 반갑다. 너무 예쁜데.. 내 위 꼰대들이 괴롭혀서 도망만 가지 않았으면 해.. 괴롭히면 가만 안 둘 거야. 다 대머리인데 몇 가닥 나있는 것들도 싹 뽑아 버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