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91년생 문과 대졸 여자
2. 빚더미 앉은 가난한 집 장녀 + 남동생 하나(유전병 있음) + 아빠 스무살 때 쓰러져서 10년 넘게 재활 중
3. 중학교 때 서울 상위권 외고 합격했으나 수업료, 해외연수비 등 한 학기에 들어가는 돈이 우리 집 1년 생활비보다 비싸서 포기하고 전액장학금+기숙사 제공 조건으로 일반고 진학
4. 학원이나 사설 인강 없이 학교 수업+자습으로만 서성한 라인 대학 추합했는데 중학교 때처럼 등록금이나 통학이 안 돼서 방값, 생활비 등이 감당이 안 되어서 전액장학금 받고 3~4급간 낮은 대학 진학
5. 대학 1년 다니고 아빠 쓰러지고 동생도 발병해서 병원비랑 원래 있던 빚 때문에 바로 휴학하고 낮에는 공장 다니고 밤에는 술집 서빙하고 주말에는 물류센터 알바하면서 월 400씩 버는 거 4번 반복해서 한국 나이 서른에 졸업
6. 졸업할 때 토익 점수도 없는 진짜 무스펙에 자격증은 당연히 하나도 없었고 가진 건 4년제 졸업장 하나랑 학자금+생활비대출 2천만원
7. 운 좋게 취업은 했는데 준비하던 직무 자체가 워라밸 전혀 없고 박봉을 넘어서 열정페이 소리 나올 정도였는데 일 자체는 재미있었으나 코로나 때문에 1년 계약직 후 정규직 전환(이전까지 10년 넘게 100% 전환됨) 조건이 없어져서 전환 실패하고 계약만료로 퇴사함
8. 직무 바꿔서 재취업했는데 첫 회사보다는 낫지만 여기도 급여에 비해서 업무 자체가 난이도가 높아서 이직이나 자기개발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그나마 장점은 특수한 직무라서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메리트가 있는 정도
9. 이 회사에서 계약직 2년 하고 계약만료로 퇴사 후 3개월 공백기 가지고 같은 회사 같은 직무로 재입사해서 1년째 근무 중인데 내년 8월 말 계약만료 예정
10.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세후 월급 변화는 160 -> 175 -> 180 -> 185 -> 190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 잘 했고 당연히 내가 서른쯤 되면 자리잡아서 성공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학 나오고도 고졸 경리(비하가 아니라 최근에 대학 동기가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월급 받고 있는게 뭐지 싶기도 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도 모르겠고 대학 졸업하고 5년을 3개월 쉰 거(그마저도 사무보조 일은 계속 했어) 빼고는 스무살 때부터 제대로 쉬어보지도 못하고 죽어라고 살았는데 대학 나와서 최저 받을거면 뭐하러 일하냐? 하는 소리 들으니까 점점 현타가 와.. 20대 때 몸을 너무 혹사해서 건강이 안 좋은 편이라서 잠을 줄이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출퇴근시간이나 식사시간 아껴서 3시간씩은 확보해서 영어공부도 하고 자소서랑 경력기술서도 쓰고 있는데 정말 솔직하게 자신도 없고 내가 지금 뭘 한다고 해서 여기서 드라마틱하게 나아질 거라는 생각이 안 든다ㅠㅠ 내가 지금 뭘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