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넘어서 기억하고있는건 굵직한거밖에 없지만ㅋㅋㅋ
그 비범함은 면접때 시작함
우리회사는 포폴이 필요없는 회사인데 포폴을 가져왔더라고 usb에 담아서
사장님이 나한테 이거 확인해보라고 주는데 포폴에 오타쿠 그림이 들어있음
(폴더가 친절하게 분류가 되어있고 나도 오타쿠라 폴더명만봐도 작품명을 다 아는거임)
포폴은 걍 맨 상위 디렉토리에 있었고 봐도 뭐 어쩌라고 싶은(학원에서 만든 듯한 포폴이 아닌 예시 작업물같은것)거였음...
난 걍 적당히 툴은 할 줄 아시네요~ 하고 넘김 그리고 왠지 입사결정
말주변이 너어어어어무 없음 숫기도 없고 나도 오타쿠라 저런타입을 본적이 많으니까 그런타입인가 싶은데
어떻게 면접을 통과한건지 모를정도로 말수가 없고 리액션이 없음
내 후배였기때문에(근데 나보다 나이가 두살많았음...) 내가 가르쳐주는데 리액션이 없으면 가르치기 힘든거 다들 알지..?
알아들었는지 아닌지 반응이 없으니 전혀 모르겠음ㅠㅠ...그래도 같은 오타쿠니 친해지고 싶으니 가르쳤는데 그래도 아예 못하진 않았음
얼추 흉내는 낼 정도....근데 그당시 대리님이 신입이 너무 너무 답답해서(나는 그때 주임이었음) 나보고 커피한잔 사주고 이야기좀 해보라고 날 쫓아냄
그래서 같이 카페가서 어색하겠지만 인사도 하고 말도 좀 걸고 친하게 지내자고 나도 오타쿠니까 잘 부탁한다고 함
(이때 쯤 오타쿠인거 다 탄로나있었음 왜냐 회사에서 대놓고 픽시브(일본 2차동인 창작 사이트)를 보고있으니까ㅋㅋㅋㅋㅋ)
인사는 그럭저럭 하게 됐는데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음....
그당시 우리 팀 작업실이 양쪽벽에 컴퓨터를 붙여놓고 가운데 큰 회의 테이블이 있고 거기 앉으면 모니터가 훤히 보이는데 거기서 밥도 먹었거든?
나랑 대리님은 도시락파라 도시락을 먹고 신입은 회사에서 월식사하는 백반집에서 밥을 먹고 돌아오는데 나랑 대리님이 수다떨고 있을때 자리에가서 앉아서
픽시브를 보고있는데...19금 동인 만화를 보고있는거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벨 좋아하고 동인지도 내니까 머 그런거 좋아하는 취향가지고 머ㅜ라할순없지만
19금은 아니잖아..........결국 참다 못한 대리님이 그게 계속 되니까 만화를 보지말라고 하고 끝냄
이때까지 한 세네달정도 일했고 그 사이사이 나는 어르고 달래가면서 일을 가르쳐서 혼자서 겨우 뭔가 하나라도 할수있게 됨
(대리님은 안내키는지 일을 안주고있음) 신입은 기분이 상한건지 인사를 안하기 시작함
아예 하루종일 입 꾹 다물고 일 줘도 고개 끄덕하는정도만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안함
(이때부터 우리는 반쯤 포기하고 사장님은 야근중인 나에게 상담을 시도함 신입을 자를지 말지에 대해...이 과정에서 나는 성희롱을 당함 쒸벌..)
그러던 어느날 한 6개월정도 됐는데...갑자기 출근을 안하는거임?? 머임? 근데..출근을 한시간 늦게나마 하긴했는데..피투성이로 온거임
이유는..신입은 자전거를 타고다니는데 꽤 먼 길에서 자전거타고 출근함 한강을 따라 쭉 달리다가 도로 조매 달리는 식이라 자전거타기 용의했거든
근데 차도로 달리다가 편도3차선의 3차선으로 달리는데 3차선에서 정차중인차때문에 2차선으로 가는데 후방 확인을 안하고 2차선으로 가버린거임...
뒤에서 오던 차가 갑자기 튀어나온 자전거를 못보고 친거 운전자는 화도 안내고 내려서 병원가자고 그랫는데...
신입이 출근을 해야한다고 명함만 받고 그상태로 출근한거야..아이고 답답..ㅠㅠ
일단 회사에서 대충 닦고 사장님이 병원가고 쉬라고 해서 병원을 감
대리님이 쟤랑 일 못하겠다고 폭발을 함 사장님도 더이상은 안될거같다고 해고 결정하고..
유예기간은 있어야하니까 한달은 더하고 그만두기로 했는데 걍 바로 회사 그만두겠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래라 하고 일주일후에 퇴직했는데
퇴직하고 며칠지나서 저 신입 아빠한테 전화가 와서 애를 왜 짤랐냐고...항의가 온거임...
아니 본인도 그만나오라고 알았다고 해서 갔는데 왜.....라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우리회사가 불법 소프트웨어 쓴다고 찔렀더라고
내가 소프트웨어 관리하고있는데....우리 불법 안썼음ㅠㅠㅠㅠㅠ사장님은 개 빡치고 대리님은 저런애 처음본다고 한숨 푹푹 쉬고...
그리고나서 다른 사람 뽑아야해서 그자리 청소를 하는데..와 경악함
키보드를 들었는데...그 각질같은게 키보드아래에 가득한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게 왜 저 아래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는 기겁하고 청소를 하고....잊어버리기로 함
웃긴건 오타쿠 만화극장판 보러갔다가 극장에서 만났다는거..ㅋㅋㅋㅋㅋ
물론 서로 모른척함
나랑 작품취향은 똑같았었는데ㅋㅋㅋ사회생하기에는 좀 무리 많은 언니였음...
그이후로 이 회사에 왠지 오타쿠가 몇명 더 왔는데 나는 회사에서 오타쿠동료있어봐야 좋을게 없다는 결론만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