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짝 졸다가 일어나서 콜라 꺼내오는데

우리 팀 막내가 찡찡 거리며 앉아 있는거야.

그래서 왜그러냐고 그랬더니 그냥 힝힝 거리고 있는거여.

옆에 앉아 있는 다른 직원한테 물어봤더니

옆 팀 팀장한테 혼나고 왔데.

일단 거기서 내가 빡이 침. 

내가 우리 팀 팀장인데 

이유불문 딴 팀에서 우리 팀원한테 다이렉트로 접촉(?)하는거 개싫어 하거든.

협조든 문제든 나한테 얘기하게 하고 내가 해당 팀원이랑 해결 봄.

그래야 되는게 팀이란게 엄연히 영역이 다른데 

지들이 뭔데 와서 우리 팀원한테 일을 시키고 문제를 말해?

내가 있는데.

나한테 말해야지.

안그러면 지들 멋대로 해댈꺼니까.

멋대로 해대도 내 멋대로 해야지 -_-;;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적어도 우리 팀은 다 나한테 먼저 옴.

그래서 내가 컷할 거 컷하고 조율할거 하고 받음.

그런 상황인데 왜 혼나?

내가 알기론 딴 팀에서 혼날 일 자체가 없는데?

그래서 내가 ㅂㄷㅂㄷ 하면서 옆 팀으로 감. ㅋㅋ

갔더니 팀원들 없고 거기 팀장 혼자 앉아 있더라고.

"우리 팀 막내가 혼났다는데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했더니 거기 팀장이 그러는거지.

자기가 발가락을 다쳐서 피가 좀 났는데 반창고가 없더래.

근데 지네 팀원들이 회의 중이더래.

마침 우리 팀 막내가 지나가길래 불러서 반창고 좀 사다달라고 했데.

그래서 사다 줬데.

근데 우리 막내가 반창고를 일본껄 사온거야.

뜯어서 반창고 꺼내다가 케이스에 메딘저팬 써 있으니까

일본꺼네? 하면서 지금 시국에 일본꺼 사오는게 제정신이냐고 했데.

내 머리 속은 ????????????????로 가득 참.

일단 더 들었지.

막내가 일본꺼냐고 몰랐다고 했데.

나도 얘기하다가 알았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약국 들어가서 반창고 코너 가서 대충 집어서 사는게 반창고인데.

그리고 반창고 하나로 지금 정신 운운할 일이야?

그래서 반창고가 일본꺼여서 혼내셨냐 하니까 

불매운동을 열심히 해도 모자랄 판에 반창고 하나를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존나 떠듬.

팀장님은 불매운동 잘하고 계시냐고 했지.

자긴 잘 하고 있데.

아 뭐라고 저 입을 막지 하다가 책상에 담배 보이더라. ㅋㅋㅋㅋㅋ

뭘 잘해요. 저 담배 아직도 피우시네. 저거 일본 담밴거 모르시냐고. 

담배는 줄창 펴대시면서 지금 반창고 하나 가지고 남의 팀원을 혼내셨냐고. 

그리고 제가 뭐랬냐고 일 시키는거나 문제 있으면 저한테 먼저 말씀 해 주시라고 부탁드리지 않았냐고. 

우리 막내가 오늘 제가 시킨 일 하다가 과로사 할 지경인데 

반창고따위로 약국이나 갔다가 와서 혼나야겠냐고 그냥 방언 터지듯 함. 

그 팀장 벙찜. 

난 자리로 돌아옴.

우리 팀원들도 벙쪄 있음.

잠시 후 부장님 호출 받고 가서 혼나고 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장님이 그러면 쓰냐고 혼내시더니 왜 그랬냐고 하길래 

아니 일본불매운동이 오늘 내일 문제도 아니고 

그 포인트가 무조건 사지 말자 쓰지 말자고 아니고 

애초에 그 짜증을 왜 다른 사람한테 푸느냐 

저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부자아앙님 

이러고 각혈을 했더니 부장님이 성질 좀 죽이라고 가보래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앞으로는 조심하겠습니다~ 이러고 나옴 ㅋㅋㅋㅋ

그러고 그 팀장한테 가서 사과 했더니

같이 사과 해주시길래 우리 팀으로 넘어 가면서 

00님~ 00팀 팀장님이 미안하데요~ 이러고 앉음 -_-;;

내가 광년이로 소문나는 건 다 이유가 있는거 같아...

그래도 우리 회사 사람들 엄청 나쁜 사람은 없는거 같아. 

아님 난 진작에 짤렸을텐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