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평판은 주위 사람 편하게 하는 사람이면서 그 관계가 무거워지고 피곤해지면 그냥 어느 순간 버리고 끊어내고 잠적하는 인간이었잖아
근데 돌아와서는 갑자기 이미 스스로가 떠났던 아내한테 왜 그렇게 집착하나 이해가 좀 안 됐는데 오늘 둘이 헤어지는 시퀀스에서 뭔가 나 혼자 납득이 됐어
얘는 기본적으로 어린 날 관계로부터 도망쳐 그것들을 버려버리던 부분이 그대로 자라지 않고 성인이 된 거구나 싶어서
뭔가 관계를 재정립하거나 재정의 하는 것에 전혀 익숙하지가 않은 인간이라 그냥 그렇게 툭 끊어내듯 버리고는 다시 처음부터 똑같은 인간관계를 만들기를 반복하는 거였는데 이번에는 그 관계를 상대와 마주보고 정리를 하려니 그렇게 힘든 거였어
그래서 자꾸 미련스레 서류상의 관계에 천착한 거고
삿짱은 이미 미츠루가 없어졌던 1년, 그리고 자기가 집나갔던 그 며칠 동안 자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갔다는 거 알고 그간 자기가 목매던 '가족'이라는 것에 그렇게까지 매달릴 필요가 없어졌다는 거 깨달았고, 그 서류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온 신경을 세우고 애쓰면서 자기 감정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걸 이제 아니까 더 이상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쉽게 쉽게 가자는 거고ㅇㅇ
여튼 미츠루 마지만 씬인 버스에서 꼭 자기 어릴 적과 같은 소년한테 '어른이 되면 도망칠 장소가 늘어나니까'가 아니라 '어른이 되면 돌아갈 장소가 늘어나니까'라고 하는 것도 예전과 같이 다시 돌아가지 않고 그냥 버려버리는 게 아닌 제대로 마주해서 끝맺음을 내고 다시 만남을 이어가게 되었다는 걸 확인시켜주는 성장?같은 게 보여서 좋았음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