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초청된 정주리 감독 신작 출연

일본 젊은 배우들 가운데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주요 상을 휩쓸어온 안도 사쿠라(40)가 한국 영화로 제79회 칸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도희야’(2014), ‘다음 소희’(2022)를 만든 정주리 감독의 신작 ‘도라’가 감독 주간에 초청돠면서 정 감독, 공동 주연을 맡은 아이돌 그룹 출신 배우 김도연과 함께 칸을 찾았다. 2018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 2023년 각본상을 수상한 고레에다의 ‘괴물’로 칸 레드카펫을 밟은 이후 3년 만이다.
안도는 영화에서 한국인 남편과 만나 일본에서 살다가 가족과 함께 한국 땅에 정착했지만 경제적 문제, 남편과의 갈등으로 힘들게 살고 있는 나미를 연기했다. 그는 18일(현지시각) 칸 테아트르 크루아제트에서 처음 공식 상영된 영화를 보고 “영화는 서로 다른 문화 배경을 가진 관객들의 마음에 도달할 수 있는 고귀한 매체라는 걸 새삼 다시 느꼈다”고 밝혔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한국어 연기와 노출 장면 때문에 출연을 거절했었다고 했다. “한국어 대사가 많은데 한국어를 전혀 못한다는 문제가 가장 컸고, 아이를 낳은 뒤에는 노출 장면 연기를 다시 생각하게 돼서 부담도 컸고, 무엇보다 지금 내가 가진 에너지와 이 영화가 맞을까 고민하면서 많이 망설였습니다.”
이후 정 감독이 장문의 이메일로 다시 적극적으로 제안하자 “극본에서 나미가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의 한 장면이 진짜 내 모습과 연결되는 것 같아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가 어색한 외국어를 잘하는 것처럼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위화감이 느껴져서 집중을 못하게 되는데, 그런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아 정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했다”며 “결국 한국어 대사를 모두 했지만, 처음 나에게 영어든 일본어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나미는 옆집에 사는 도라가 집에 드나들면서 변화를 겪게 된다. 나미가 도라와 가까워지면서 미묘하게 표정이 변하는 것에 대해 안도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 하기보다 나미의 입장이 되어 주변 인물들을 대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이라고 말했다.
극 중 일본 출신으로 한국 남자를 만나 아이 둘을 낳고 키운 시간만큼 적당히 배어나오는 한국어 연기를 두고는 “연기는 언어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평소 생각을 더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일본 작품을 할 때도 대사가 정답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왔어요. 언어적인 한계가 있어서 도연과 마주했을 때 감정에 더 집중할 수 있었죠. 제한이 있을수록 중요한 부분이 더 발견된다고 할까요? 배우로서 아주 좋은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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