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초, 애니메이션의 성지로 불리는 아키하바라에서 간호사나 산타 코스프레를 한 여성들에게 둘러싸인 채 서 있던 인물은 배우 반도 료타다. 체크무늬 셔츠에 무심한 헤어스타일, 안경 차림으로 배우 특유의 아우라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오타쿠 활동’ 중인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영상 작품 촬영이었어요. 일본 특유의 문화인 오타쿠와 아이돌을 다룬 작품인데, 반도 씨는 아이돌을 ‘덕질’하는 오타쿠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날은 메이드 카페나 콘셉트 카페 직원들이 호객을 하는 거리를 반도 씨가 걸어가는 장면이었죠. 역할에 완전히 녹아들어 있어서, 반도 씨라는 걸 알아차린 사람은 거의 없었을 거예요. 메이드들에게 압도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제작 관계자)
그 말 그대로, 거리 풍경에 완전히 섞인 실력파 배우를 의식하는 행인은 보이지 않았다.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일촉즉발의 ‘작은 트러블’이 있었다고 한다. “촬영 도중 미국 대사관 홍보 촬영팀과 동선이 겹치면서 약간의 소동이 있었어요. 대사관 측은 철수하려던 상황이었는데, 외국인 배우로 보이는 인물이 밖에서 기다리던 팬과 투샷을 찍기 위해 차에서 내려 촬영팀 근처에 차량을 세웠습니다. 그 타이밍에 대사관 측이 ‘우리는 허가를 받아 촬영 중이니 차량을 이동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잠시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죠. 다만 팬 서비스가 끝나자 대사관 차량은 바로 철수했고, 큰 문제로 번지지는 않았습니다.”(같은 관계자)

위기를 넘긴 촬영팀은 그대로 촬영을 이어갔다. 연예계 저널리스트는 “드라마나 영화 로케이션에서는 촬영 허가를 둘러싼 문제는 드물지 않다”고 말한다.
“공도를 사용하는 촬영의 경우, 원칙적으로 경찰의 ‘도로 사용 허가’를 받습니다. 카메라 한 대 정도의 게릴라 촬영이나 통행·교통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배경 촬영은 예외가 될 수 있지만, 이번처럼 배우가 참여하고 스태프와 차량이 동반되는 촬영은 허가 없이 진행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만 촬영 허가라고 해도 ‘일시 정차는 가능하지만 장시간은 불가’, ‘시간대나 구역 제한’ 같은 세부 조건이 붙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다른 일정과 겹치는 일이 종종 발생하죠. 이번 경우도 소위 말하는 ‘트러블’이라기보다는 현장에서 벌어진 작은 해프닝에 가깝습니다. 상대 측이 곧바로 철수해 큰 문제로 번지지 않았다면, 오히려 원만하게 마무리된 편이라고 볼 수 있겠죠.”
큰일로 번지지 않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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