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부사 소방단
워낙 우당탕탕 모험활극도 좋아하는 터라 VIVANT랑 살짝 고민이 되긴 했는데, 그래도 역시 종합적으로는 하야부사 소방단이 조금 더 좋았달까. 일단 대본 자체가 마음에 들어서. 초반에 집중이 잘 안 된다는 의견도 있던데 나는 오히려 주인공이 이런 식으로 직접적인 화자가 되어

메타픽션적인 연출을 통해 렌즈 너머의 청자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걸면서 화자가 처한 상황에 대해 집중시키고 화자에게 좀 더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고 느꼈거든. 시작은 화려했지만 소포모어 징크스에 빠진 작가라는게 사실 그렇게 특이할만한 조건은 아닌데 아무래도 주인공과 1대1로 대면하고 있다는 연출은 이 이야기를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목소리를 통해 대화 당사자로써 직접 체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
그리고 연출에서 또 하나 말하자면 카메라 워킹이 좋은 편인데


이렇게 트럭, 팔로우, 줌, 변형 아크샷, 부감샷(마지막 수색씬 참 좋은데 너무 큰 스포가 있어서 못 찜..ㅋㅋ) 등등 단조롭지 않게 카메라를 움직이면서 인물의 감정이나 상황을 적절하게 고조시키거나 표현하는데 그게 매우 성실하고 교과서적(칭찬의 의미로)이란 느낌?

특히 이렇게 밀폐된 공간의 화재일 때 산소가 갑자기 공급되면 역류현상이 생길 수 있는데 목조가옥이라 밀폐성이 강하진 않았더라도 충분히 이런 그림이 가능할 테고 이렇게 인물의 뒤에서 이걸 담는 경우 현장성이 매우 높아지거든. 소방의 프로들이 아니라 자원봉사자들로 이루어진 지역 소방단원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을 이렇게 담아냄으로써 현장성과 함께 그들에게 감정적으로 동조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돈이 많았다면 좀 더 크게 화면을 땄을지도 모르겠지만, 예, 여러분이 아시듯 유체역학 뭐시깽이가 들어가는 cg는 비싸여...ㅋㅋㅋ 이렇게 전체샷으로 봤을 때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인물의 뒤를 바로 따르는 팔로우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봄ㅇㅇ

아, 이처럼 주인공이 자기의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도 현실과 과거의 씬을 끊지 않고 카메라를 이동하는 것도 좋았어. 무카이군 1화에서도 비슷한 결의 연출이 있었는데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거나 인물의 감정의 흐름을 표현할 때 대사로 처리하지 않고 화면으로 보여주는게 영상작품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하야부사는 그런 점에서 기본에 매우 충실하고 성실한 드라마라고 생각해.
그리고 대본도 1화임에도 맘에 드는데 사실 일부러 원작 안 읽고 기다렸는데, 시골을 무대로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고 있는 주인공이 지역소방단에 소속하게 되면서 연쇄방화살인에 휘말리게 된다는게.. 이게 대체 얼마나 몰입이 되려나 했는데 예상을 훨씬 상회해서 몰입하게 되더라..ㅎㅎ 그리고 그 몰입을 자연스럽게 유도해주시는

어디 가서 연기 못한다는 말은 절대 안 들으실 배우님들...ㅋㅋㅋㅋ

미츠시마상은 특별히 단독컷 드리겠습니다....ㅎㅎㅎ 다들 인상 쎄게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그 동네 가면 있을 법한 인물들이란게ㅋㅋ 주연인 나카무라 토모야까지 다들 물 흐르듯 있을 법한 상황에서 설명조가 되기 십상인 첫화를 무사히 견인해 줬다고 생각.
여튼 최대한 스포 배제하고 적다보니 듬성듬성해서 씬 하나둘의 평가밖에 안 된다 싶다가도, 돈을 바른 티가 나는 VIVANT나 트릴리온 게임같지는 않아도 주어진 상황에서 좋은 대본으로 최선을 다한 성과를 보여줬고, 무엇보다 내 취향이 가장 딱 맞은 만족스러운 드라마여서 힘내서 끄적거려봄ㅎㅎㅎ 앞으로 볼 VIVANT와 더불어 가장 즐겁게 시청하게 될 듯한 예감. 마지막으로..

기가 막힌 로케지를 섭외한 로케지 담당분에게 찬사를 드리며 이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