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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2020.05 W KOREA / Stay Fear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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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6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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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youtu.be/fCvPl8va7H0


뜨거운 주황빛 광선이 내리쬐는 저물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장면으로 뛰어든 NCT 127 쟈니와 재현의 어느 멋진 하루.



Q. 오늘은 1996년 바즈 루어만 감독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영화적 상상력을 빌려 ‘Two Romeos’를 그려본 하루였다. 두 사람 모두 ‘현대판 로미오’를 근사하게 연출해냈는데, 촬영은 어땠나?

A. 야자수가 그려진 하와이안 셔츠에 호피무늬 벨트까지, 무엇보다 의상이 과감했다. 마치 원래부터 이런 스타일의 옷을 걸치고 노는 사람인 양 연기하는 것이 오늘의 포인트였다. 로미오가 흰 이불보를 뒤집어쓰고 줄리엣과 장난치는 영화 속 한 장면도 연출했는데, 쉽진 않았다. 얼굴에 피가 쏠리는 바람에(웃음).


Q. 오늘 줄리엣이 없어서 아쉬웠을 것 같다. 지금 이 자리에 줄리엣을 소환한다면, 그녀는 과연 어떤 옷차림으로 등장 할까? 그리고 그녀가 건네는 첫 마디를 상상한다면?

A. 흰 티셔츠에 청바지처럼 편안한 옷차림으로 등장할 것만 같다. ‘보고 싶었어’라는 짧은 한 마디와 함께.


Q.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두 명의 남자 주인공이 등장 한다. 감수성이 풍부한 로맨티스트이지만 사랑 앞에서 망설임이 많은 로미오, 차분한 전략가이자 때론 불도저 같은 화끈한 매력을 발산하는 티볼트가 있다. 두 사람은 어떤 인물에게 친밀함을 느끼는 편인가?

A. 나는 쟈니와 반대다. 티볼트의 냉철하고 분석적인 구석을 닮고 싶어 하는 로미오인 것 같다. 평소 행동할 때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서는 타입이라, 둘 중 한 명을 고른다면 로미오!


Q. 언젠가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오르는 순간 흘렀으면 하는 노래가 있나 ?

A. 내 영화라니, 우선 쿠키 영상은 굳이 없어도 좋을 것 같 다(웃음). 예전부터 쳇 베이커의 ‘I Fall In Love Too Easily’ 를 아꼈다. 머리를 텅 비운 채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해서 듣게 하는 맛이 있는 노래다. 쳇 베이커의 트럼펫 연주와 목소리가 참 희한하게 계속해서 귀를 당긴다.


Q. 3월 발매한 정규 2집 <NCT #127 Neo Zone>의 타이틀곡 ‘영웅 (英雄; Kick It)’은 시네 키드들의 영웅인 이소룡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녹인 음악이다. 이소룡의 바통을 이어 받아, 훗날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영화 주인공이 있나?

A. 오늘 연기해봤지만, 로미오도 재미있을 것 같다. 사랑을 외치는 노래지만, 영화처럼 희로애락을 몽땅 담으면 완벽 할 듯하다. 영화 <이유 없는 반항> 속 제임스 딘을 떠올리면 재즈 밴드의 올드한 사운드를 기본으로 펑키한 비트를 양념 처럼 끼얹은 음악이 상상된다. 최근 워낙 재즈, 솔, R&B에 빠져 있어서 밴드 사운드는 필수다.


Q. 이소룡처럼 남들 모두가 알아주는 인물은 아닐지 몰라도, 두 사람에게 영웅이라고 생각되는 존재가 있나?

A. 친할머니. 여든을 바라보는 연세임에도 최근까지 무용 수로 지내다 지금은 은퇴하셨다. 내가 출연한 방송은 놓치지 않고 챙겨 보시는데, 방송 후에는 늘 장문의 피드백을 꾹꾹 담아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신다. 무용수셨기에 춤출 때의 손끝, 목선에 대해 지적해주실 때도 있지만, 대개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좋을지 이야기해주신다. 선생님, 주변 지인들로부터 늘 조언을 받지만, 이상하게 할머니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유독 쿡쿡 찌르듯 다가오는 것 같다.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것을 모두 활보하며 살라는 말만큼은 꼭꼭 씹어 지금도 간직하는 중이다.


Q. NCT 127이라는 이름으로 첫 무대에 오른 이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자신을 지탱한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A. 연습생 시절을 버틸 수 있던 건 순수하게 음악이 좋아서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 음악을 좋아하고 공연장에 무대를 보러 와준 팬들에게도 당연히 큰 힘을 얻는다. 하나 달라진 것은, 예전까진 주변 사람에게 의지하며 ‘크루’에 몸을 기대려 했다면 최근엔 스스로에게서 원동력을 찾게 된 것 같다. 나를 채찍질하거나 칭찬하며 스스로를 단단하게 다지고, 그런 나를 통해 깨닫게 되는 식이다. 이런 면에서 한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고 느낀다.


Q. 시계를 과거로 되돌려, 첫 무대에 오르던 무렵 자신의 등을 어루만져줄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나?

A. ‘하고 싶은 것, 맞다고 생각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해. 물론 알아서 잘할 거라는 것 잘 알지만, 좀 더 과감하게 부딪쳐도 좋아.’


Q. 스스로에게 어울리는 형용사 세 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

A. 워낙 클래식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클래식한(Classic), 계속 배우고 발전하려 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Continuous), 주변으로부터 최대한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는 측면에 단단한(Firm)을 꼽겠다.


Q. 자신이 타고난 것, 반대로 타고나진 못했지만 노력해서 이루고자 하는 모습은 무엇인가?

A. 어릴 때부터 집에 TV가 고장 나면 직접 나서서 고치곤 했다. 손재주만큼은 타고난 것 같다. 운동 신경도 꽤 좋은 것 같은데, 유연성은 정말 절실히 필요하다(웃음). 작심삼일과도 결별하고 싶다. 말하자면, 끈기가 다소 부족하다. 진짜 좋아 하거나,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가 확실해야 몸이 움직인다. 둘 중 이도 저도 아니면 작심삼일 후의 또 다른 작심삼일이 이어지는 늪에 빠진다(웃음).


Q. 과거 두 사람이 진행한 라디오 방송 <NCT의 Night Night!>의 청취자로서, 둘은 잔정이 많고 또래보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카운슬러였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두 사람이 고민 사연을 써보기로 하자. 2020년 4월 12일을 통과하는 지금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A. 대체 집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워낙 활동적인 스타일이다. 모두가 바깥 활동을 못하는 상황이라, 나도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찾는 중이다. 영화, 음악 감상, 요리 모두 다 해봤지만, 여전히 몸이 근질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Q. 웹 예능 <NCT LIFE>를 시청하면 유독 주방 앞에 선 두 사람의 모습을 자주 포착하게 된다. 훗날 소중한 단 한 사람에게 만들어주고 싶은 요리가 있다면? 구체적인 레시피, 그날의 무드가 어떨지도 궁금하다.

A. 삼계탕, 제육볶음. 좀 토속적인가?(웃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NCT LIFE>에서도 칭찬이 자자했던 제육볶음을 꼽겠다. 양념에 고추장과 고춧가루 중 한 가지만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둘 다 쓰는 편이다. 예쁜 과일 플레이트도 있으면 더없이 좋겠고. 후식으로 제격이지.


Q. 요리하는 순간이 아니더라도 스스로를 가장 온순하게 만드는 시간, 장소, 물건, 사람이 있는가?

A. 새벽으로 향해 가는 늦은 밤. 야경을 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한강이라면 가장 온순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소지품은 이어폰이나 스피커. 가족과 함께라면 좋겠다.


Q. 한 사람으로서, 뮤지션으로서 지금 어떤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것 같나?

A. 인간으로서는 느린 속도지만 점점 성숙해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뮤지션으로서는 언젠가 다가올 때를 멀찍이 바라보며 ‘내 것’을 만들어가는 중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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