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
롯데 민병헌과 텍사스 양현종. 롯데 자이언츠·Getty Images
민병헌(34·롯데)의 안타까운 은퇴 소식은 미국에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절친 후배에게도 전해졌다. 양현종(33·텍사스)이 유난히 무거운 마음을 느끼고 있다.
둘은 국가대표를 제외하면 한 번도 같은 팀에서 뛴 적이 없다. 상대 팀의 에이스와 가장 껄끄러운 상대 톱타자로서 경쟁해온 사이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함께 한 인연으로 친분을 쌓았고 올해는 서로의 진심을 주고받으며 더 각별해진 사이이기도 하다.
양현종은 올시즌 미국에 진출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이었기에 많은 이들이 무모하다며 반대하고 의심했던 도전 길에 나섰다. 그때 가장 큰 힘을 준 것이 선배 민병헌으로부터 받은 격려 메시지였다.
힘들었을 와중에도 “넌 꼭 잘 했으면 좋겠다”며 “네가 던지는 경기는 꼭 챙겨보겠다”고 아주 긴 문자 메시지로 타국에 홀로 나간 후배를 격려해왔다. 자신을 돌보기에도 힘들었을 선배로부터 진심어린 응원을 받은 양현종은 당시 마음 깊이 감동했다.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문자를 읽고 또 읽었었다.
양현종은 “형과는 대표팀에서 같이 뛰면서 더 친해졌었다. 데뷔 이후 20대 내내 투수와 타자로 경쟁한 사이였고 항상 가장 까다로운 상대 1번 타자라 어떻게 잡아야 하나 고민 했던 선배다. 이제 추억이 된다니 많은 생각이 든다”며 “그래도 괜찮아지신 줄 알았기 때문에, 오늘 소식을 접했을 때 충격적이었다고 해야 하나… 연락을 하긴 했는데 마음이 정말 많이 무겁고 아프다. 시즌 초 형의 응원이 정말 감사했고 내게는 큰 힘이 됐었다. 치료 잘 하시고 꼭 다시 건강해지기를 기도하겠다. 많이 힘드셨을텐데 고생 많이 하셨고 형의 제2의 인생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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