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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짜장면 배달도 못 오게 해"…'라면 형제'의 예견된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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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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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한 중화요리점에 있던 60대 업주는 며칠 전 발생한 안타까운 화재로 중태에 빠진 초등학생 형제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이 업주는 "형제가 한 달에 2∼3번쯤 짜장면이나 짬뽕을 사러 왔다"면서 "한번은 형 혼자 씽씽카를 타고 왔길래 어떻게 들고 가나 싶어 배달해준다고 하니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 혼자 위험해 보여서 일단 집 앞까진 같이 가줬는데 엄마한테 혼난다고 못 올라오게 해서 결국 그냥 돌아온 적이 있다"고 했다.

어린 형제를 덮친 화마가 지나간 현장에서는 이날 물청소 작업이 한창이었다.

형제가 살던 이층집에서 하염없이 떨어지는 물줄기 끝에는 물과 함께 휩쓸려 온 것으로 추정되는 컵라면과 즉석밥 용기들이 물웅덩이에 잠겨있었다.

https://img.theqoo.net/WnFyU


새까맣게 그을린 붉은 건물 외벽은 다급했던 화재 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A군 형제의 안타까운 사고와 관련해 '돌봄 사각지대'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들 형제를 기억하고 있는 주변 이웃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이들 형제를 알고 있는 한 편의점 점주는 "주로 저녁 시간대에 형과 동생이 단둘이 왔는데 항상 1만원어치 정도 먹을거리를 사서 갔다"며 "형이 빨리 고르라고 하면 동생이 군소리 없이 잘 따랐다"고 기억했다.

이어 "사용 품목이 제한된 아동급식카드로 초코우유나 과자류를 구매했다"며 "워낙 자주 오다 보니 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70대 업주는 "같은 학년인 손녀보다 머리 하나는 작을 정도로 A군의 몸집이 왜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업주는 "올해 1월쯤 A군이 고무장갑을 사러 왔길래 엄마 심부름하는 거냐고 물어보니 본인이 설거지할 거라고 대답했던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업주는 "A군 형제가 참치 주먹밥을 2개씩 사서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며 "홀에서 밥을 먹고 가면 좀 더 관심을 가졌을 텐데 늘 포장만 해가서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이웃은 "화재 당시 웃옷이 벗겨진 상태로 동생이 실려 가는 걸 봤는데 갈비뼈가 훤히 보였다"며 "전체적으로 앙상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함께 사는 A군 형제는 기초생활 수급 가정으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달 수급비, 자활 근로비, 주거 지원비 등 160만원가량을 지원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마트 주인은 "가끔 엄마와 함께 온 형제들이 물건을 사려다가도 엄마가 내려놓으라고 다그치면 바로 제자리에 뒀을 정도로 군기가 든 모습이었다"며 "장을 본 비닐봉지도 아이들이 들길래 엄격한 집안인 줄 정도로만 알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과 인천시 등에 따르면 2018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A군 형제의 어머니 C씨가 아이들을 방치해놓는다"는 내용의 이웃 신고가 3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01/0011888979?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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