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평소 단걸 좋아하는데요...
저랑 친해서 제집에도 놀러오고 그러는 애가 있는데
직장에서 만나서 같은 나이대는 아니고 걔가 9살 동생이에요.
그래도 서로 얘기도 잘 맞고 재밌어서 정말 친가족처럼 지내는 사이에요
근데 걔가 평소에는 사람좋은데 먹는 일만 되면 사람이 바뀌어요
식욕이 엄청나서 한번에 냉면 세그릇도 먹구요 간식도 엄청 많이 먹어대요
근데 잔뜩 음식 가져다 놓고 먹는거 보면 솔직히 남도 아니고 친구사인데 하나 맛보자고 할 수도 있는거잖아요
그런데 제가 먹으려는 티만 내도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고 집으려던거 먼저 젓가락으로 입에 가져가고
한번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세네번씩 그러니까 점점 화가 나더라구요
특히 저도 단거는 환장하는 성격인데
제 친구들도 제가 단거 좋아하는건 다 알 정도에요..
당연히 걔도 알고있죠. 근데도 모른척 자기가 다 먹는거에요.
무엇보다 제가 터진건 저번에 생긴 일때문인데
제가 걔를 집에 불러서 놀고있는데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워서 뭐하나 가보니까
부엌에서 감을 찾아선 먹고 있더라구요
그거보고 화가 미칠듯이 났어요
남의 집 음식을 말도 없이 훔쳐먹은것도 어이없고
그게 그냥 감이 아니고 선물받은 거였거든요
친구가 네 생각나서 산거 라면서 준거라 진짜 아껴먹고 있었던
단감 한통을 다 먹고는 멀뚱멀뚱 보기만 하는데
화가나서 큰소리로 노비에게 얘 가니까 모시라고 하고
쫒아내듯이 내보냈는데 어떻하면 좋을까요
앞에서 말했듯이 직장동료라 내일 입궐할때 마주칠텐데 어색할것같아요ㅠㅠ
출처: -간본 아정유고 권6 문(文)-서(書)-
https://img.theqoo.net/hHFwP
글의 화자는 조선시대 중기 실학자 이덕무. 이덕무는 책을 2만권 읽고 '사소절'이란 예절책을 쓸 정도로 예의와 품위에 엄격한 사람이였지만 단것에 사족을 못 썼다는 의외의 면이 있다.
"단감 100개를 선물 받았으니 보낸 이를 100번 생각한다" 말할정도로 당분홀릭이였는데
https://img.theqoo.net/gEEbR
친구이자 역시 유명한 실학자인 박제가는(1750년 생으로 이덕무보다 9살 동생) 방대한 식탐으로 유명했는데 별명이 '냉면3그릇,만두100개'였다.
근데 그게 지나쳐서 자기랑 놀때 좋아하는 단걸 먹는데 권하지도 않고 몰래 훔쳐먹기까지 하니까 당분홀릭 무덕입장에선 화가 났을듯.
그래서 친구에게 혼내달라고 보낸 편지내용이 아직도 남은것.
"내가 단 것에 대해서는 마치 오랑우탄(狌狌)이 술을 좋아하고 원숭이가 과일을 즐기는 것과 같으므로 내 친구들은 모두 단 것을 보면 나를 생각하고 단 것이 있으면 나를 주곤 하는데 초정(楚亭 =박제가)만은 그렇지 못하오. 그는 세 차례나 단 것을 먹게 되었는데, 나를 생각지 않고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이 나에게 먹으라고 준 것까지 수시로 훔쳐먹곤 하오. 친구의 의리에 있어 허물이 있으면 규계하는 법이니, 족하는 초정을 깊이 책망해 주기 바라오."
-이서구에게 보낸 편지-
저랑 친해서 제집에도 놀러오고 그러는 애가 있는데
직장에서 만나서 같은 나이대는 아니고 걔가 9살 동생이에요.
그래도 서로 얘기도 잘 맞고 재밌어서 정말 친가족처럼 지내는 사이에요
근데 걔가 평소에는 사람좋은데 먹는 일만 되면 사람이 바뀌어요
식욕이 엄청나서 한번에 냉면 세그릇도 먹구요 간식도 엄청 많이 먹어대요
근데 잔뜩 음식 가져다 놓고 먹는거 보면 솔직히 남도 아니고 친구사인데 하나 맛보자고 할 수도 있는거잖아요
그런데 제가 먹으려는 티만 내도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고 집으려던거 먼저 젓가락으로 입에 가져가고
한번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세네번씩 그러니까 점점 화가 나더라구요
특히 저도 단거는 환장하는 성격인데
제 친구들도 제가 단거 좋아하는건 다 알 정도에요..
당연히 걔도 알고있죠. 근데도 모른척 자기가 다 먹는거에요.
무엇보다 제가 터진건 저번에 생긴 일때문인데
제가 걔를 집에 불러서 놀고있는데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워서 뭐하나 가보니까
부엌에서 감을 찾아선 먹고 있더라구요
그거보고 화가 미칠듯이 났어요
남의 집 음식을 말도 없이 훔쳐먹은것도 어이없고
그게 그냥 감이 아니고 선물받은 거였거든요
친구가 네 생각나서 산거 라면서 준거라 진짜 아껴먹고 있었던
단감 한통을 다 먹고는 멀뚱멀뚱 보기만 하는데
화가나서 큰소리로 노비에게 얘 가니까 모시라고 하고
쫒아내듯이 내보냈는데 어떻하면 좋을까요
앞에서 말했듯이 직장동료라 내일 입궐할때 마주칠텐데 어색할것같아요ㅠㅠ
출처: -간본 아정유고 권6 문(文)-서(書)-
https://img.theqoo.net/hHFwP
글의 화자는 조선시대 중기 실학자 이덕무. 이덕무는 책을 2만권 읽고 '사소절'이란 예절책을 쓸 정도로 예의와 품위에 엄격한 사람이였지만 단것에 사족을 못 썼다는 의외의 면이 있다.
"단감 100개를 선물 받았으니 보낸 이를 100번 생각한다" 말할정도로 당분홀릭이였는데
https://img.theqoo.net/gEEbR
친구이자 역시 유명한 실학자인 박제가는(1750년 생으로 이덕무보다 9살 동생) 방대한 식탐으로 유명했는데 별명이 '냉면3그릇,만두100개'였다.
근데 그게 지나쳐서 자기랑 놀때 좋아하는 단걸 먹는데 권하지도 않고 몰래 훔쳐먹기까지 하니까 당분홀릭 무덕입장에선 화가 났을듯.
그래서 친구에게 혼내달라고 보낸 편지내용이 아직도 남은것.
"내가 단 것에 대해서는 마치 오랑우탄(狌狌)이 술을 좋아하고 원숭이가 과일을 즐기는 것과 같으므로 내 친구들은 모두 단 것을 보면 나를 생각하고 단 것이 있으면 나를 주곤 하는데 초정(楚亭 =박제가)만은 그렇지 못하오. 그는 세 차례나 단 것을 먹게 되었는데, 나를 생각지 않고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이 나에게 먹으라고 준 것까지 수시로 훔쳐먹곤 하오. 친구의 의리에 있어 허물이 있으면 규계하는 법이니, 족하는 초정을 깊이 책망해 주기 바라오."
-이서구에게 보낸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