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는 오늘(19일)부터 이틀 동안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일부 환자들의 난동, 의료진 폭행 문제를 집중 보도합니다.
오늘은 먼저 한밤중 응급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서유정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응급실 안에서 한 남성이 갑자기 의자를 집어들더니 의사에게 내던집니다.
자기보다 늦게 온 어린 아이를 먼저 진료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또 다른 응급실.
의사를 발로 차고, 뺨을 때리는가 하면 급기야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을 날립니다.
말투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야, 확!"
지난해 전국 응급의료기관에서 신고된 폭행, 폭언 협박 등의 의료 방해 행위는 893건으로 전년대비 55% 늘었습니다.
특히 올 상반기에 신고된 580여 건 가운데 70% 가까이가 술 취한 환자가 벌인 일이었습니다.
[조재홍/응급의학과 전문의]
"여기는(응급실은) 감정 노동이 조금 다른 과들보다 심한 곳이라서요. 많이 싸워요. 의료진이랑 마찰이 조금 많아요."
의료진도, 다른 환자들도 위협받는 밤의 응급실.
[박상현/응급의학과 전문의]
"저기서는 심근경색에 죽어가고 있는데. (저쪽에서는) 코피 나는데 안 해준다고 난리도 아니에요. 내 옆에 누가 술 먹고 와서 쌍욕하고 소리 지르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그래서 만든 게 술 취한 환자만 따로 보는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적십자병원 등 6곳의 공공병원 응급실 안에 술 취한 사람들을 따로 분리해 관찰하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구역을 마련한 건데, 술에 취해 의식을 잃었거나 경찰업무를 마비시킬 정도로 통제가 어려운 사람들이 대상입니다.
[병원 보안 요원]
"저희가 판단해서 저기로(주취자 구역) 보내야겠다 싶으면 보내는 거죠."
과연 안전한 진료가 이뤄지고 있는지 찾아가 봤습니다.
자정을 넘긴 시각,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인 서울의 한 병원에 구급차들이 쉴 새 없이 들어옵니다.
1분 1초가 다급해 보이는 환자들.
그런데 한 남성이 응급실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대자로 누워 있습니다.
옆구리가 아프다고 소리 지르면서도 진료는 거부하고, 연신 욕을 내뱉으며 신고 있던 구두를 의료진에게 집어던집니다.
"나를 내팽개쳤냐! ***의 **!"
참다못한 의료진이 경고를 하지만 소용없고.
(자꾸 이렇게 욕하시면 녹화할 것에요.) "뭐 녹화해! 이 *같은 *아."
보안 요원과 상주하고 있던 경찰로 모자라 인근 지구대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버겁습니다.
(폭행? 내가 뭘 폭행했어?) "폭행했어요. (자료)다 있어요."
(이런 ***…) "이런 *** 이랬어요? 나한테 지금?"
(그래!)
환자가 아무리 난동을 부려도 병원 보안 요원들은 물리력을 쓸 법적 권한이 없고, 경찰들 역시 괜히 건드렸다가 소송 같은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릴까 봐 섣불리 대응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병원 관계자]
"취해 있을 때는 난봉꾼이지만 깨면 또 일반인인 거에요. (난동 부렸던 것에서) 제지한 것을 깨서는 이제 인권에 대한 문제로 다시 문제 제기를 하는 거예요. 경찰 쪽에서 굉장히 수동적으로 접근을 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이 남성은 경찰이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행패를 부립니다.
알고 보니 술에 취해 후진하는 차량에 팔이 살짝 스쳤을 뿐 상처도 없었습니다.
"(경찰이) 나는 신경도 안 쓰는 거야. 가버리더라고…내 말 좀 들어봐요. 이 ****들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수액 맞으며 한숨 자고 가겠다는 어이없는 취객도 있습니다.
(다행히 검사 결과 괜찮으시더라고요.) "그럼 나가요?"
(가셔도 되는데 왜요?) "자고 가려고…"
[김한준/응급의학과 전문의]
"술을 먹고 나서 잘 데가 없어서 춥거나 덥거나 병원 시원하고 따뜻하잖아요…단순 숙박업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거예요."
애먼 의료진을 화풀이 상대로 삼고 더운 날 술 깨고 잠자는 '쉼터'로 변해버린 주취자 응급치료센터.
사고와 범죄에 노출된 취객을 보호하고 일반환자들에게는 안전한 진료 환경을 제공하겠다던 본래 취지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오늘은 먼저 한밤중 응급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서유정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응급실 안에서 한 남성이 갑자기 의자를 집어들더니 의사에게 내던집니다.
자기보다 늦게 온 어린 아이를 먼저 진료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또 다른 응급실.
의사를 발로 차고, 뺨을 때리는가 하면 급기야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을 날립니다.
말투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야, 확!"
지난해 전국 응급의료기관에서 신고된 폭행, 폭언 협박 등의 의료 방해 행위는 893건으로 전년대비 55% 늘었습니다.
특히 올 상반기에 신고된 580여 건 가운데 70% 가까이가 술 취한 환자가 벌인 일이었습니다.
[조재홍/응급의학과 전문의]
"여기는(응급실은) 감정 노동이 조금 다른 과들보다 심한 곳이라서요. 많이 싸워요. 의료진이랑 마찰이 조금 많아요."
의료진도, 다른 환자들도 위협받는 밤의 응급실.
[박상현/응급의학과 전문의]
"저기서는 심근경색에 죽어가고 있는데. (저쪽에서는) 코피 나는데 안 해준다고 난리도 아니에요. 내 옆에 누가 술 먹고 와서 쌍욕하고 소리 지르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그래서 만든 게 술 취한 환자만 따로 보는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적십자병원 등 6곳의 공공병원 응급실 안에 술 취한 사람들을 따로 분리해 관찰하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구역을 마련한 건데, 술에 취해 의식을 잃었거나 경찰업무를 마비시킬 정도로 통제가 어려운 사람들이 대상입니다.
[병원 보안 요원]
"저희가 판단해서 저기로(주취자 구역) 보내야겠다 싶으면 보내는 거죠."
과연 안전한 진료가 이뤄지고 있는지 찾아가 봤습니다.
자정을 넘긴 시각,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인 서울의 한 병원에 구급차들이 쉴 새 없이 들어옵니다.
1분 1초가 다급해 보이는 환자들.
그런데 한 남성이 응급실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대자로 누워 있습니다.
옆구리가 아프다고 소리 지르면서도 진료는 거부하고, 연신 욕을 내뱉으며 신고 있던 구두를 의료진에게 집어던집니다.
"나를 내팽개쳤냐! ***의 **!"
참다못한 의료진이 경고를 하지만 소용없고.
(자꾸 이렇게 욕하시면 녹화할 것에요.) "뭐 녹화해! 이 *같은 *아."
보안 요원과 상주하고 있던 경찰로 모자라 인근 지구대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버겁습니다.
(폭행? 내가 뭘 폭행했어?) "폭행했어요. (자료)다 있어요."
(이런 ***…) "이런 *** 이랬어요? 나한테 지금?"
(그래!)
환자가 아무리 난동을 부려도 병원 보안 요원들은 물리력을 쓸 법적 권한이 없고, 경찰들 역시 괜히 건드렸다가 소송 같은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릴까 봐 섣불리 대응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병원 관계자]
"취해 있을 때는 난봉꾼이지만 깨면 또 일반인인 거에요. (난동 부렸던 것에서) 제지한 것을 깨서는 이제 인권에 대한 문제로 다시 문제 제기를 하는 거예요. 경찰 쪽에서 굉장히 수동적으로 접근을 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이 남성은 경찰이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행패를 부립니다.
알고 보니 술에 취해 후진하는 차량에 팔이 살짝 스쳤을 뿐 상처도 없었습니다.
"(경찰이) 나는 신경도 안 쓰는 거야. 가버리더라고…내 말 좀 들어봐요. 이 ****들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수액 맞으며 한숨 자고 가겠다는 어이없는 취객도 있습니다.
(다행히 검사 결과 괜찮으시더라고요.) "그럼 나가요?"
(가셔도 되는데 왜요?) "자고 가려고…"
[김한준/응급의학과 전문의]
"술을 먹고 나서 잘 데가 없어서 춥거나 덥거나 병원 시원하고 따뜻하잖아요…단순 숙박업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거예요."
애먼 의료진을 화풀이 상대로 삼고 더운 날 술 깨고 잠자는 '쉼터'로 변해버린 주취자 응급치료센터.
사고와 범죄에 노출된 취객을 보호하고 일반환자들에게는 안전한 진료 환경을 제공하겠다던 본래 취지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