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기록은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 기준 129.6mm
폭우 피해 복구하는 전통시장 상인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9일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의 한 상인이 물과 쓰레기를 쓸어내고 있다. 2022.8.9 dwise@yna.co.kr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기상청 서울청사에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설치돼있는데 이곳 8일 일강수량이 381.5㎜에 달했다.
공식기록상 서울 일강수량 최고치인 354.7㎜(1920년 8월 2일)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였다.
대한제국 때인 1907년 낙원동에 '경성측후소'가 생기면서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됐으니, 이날 하루 서울에 내린 비는 115년 만에 가장 많았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시간당 강수량을 보더라도 신대방동엔 8일 오후 8시 5분부터 오후 9시 5분까지 1시간 동안 141.5㎜의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됐는데, 이 역시 서울의 시간당 강수량 최고치 공식 기록인 118.6mm(1942년 8월 5일)를 80년만에 뛰어넘었다.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2011년 7월 26~28일 때보다 거세게 비가 내린 것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기록은 '공식 기록 경신'으로는 볼 수 없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서울 기상 대푯값은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 관측값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이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라고 발표할 때도 기준은 '서울기상관측소에서 눈이 관측됐는지'이다.
이 기준에 따른 공식적인 8일 서울 일강수량과 1시간 강수량 최고치는 각각 129.6㎜와 38.1㎜로, 신대방동의 강수량 기록과는 꽤 차이가 있다.
기상청이 인정하는 공식 기록은 아니었을지라도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는 '역대급'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서울은 동작구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8일 밤 시간당 100㎜씩 비가 내렸다.
8일 낮에는 중부지방에 남북으로 폭이 100~200㎞인 정체전선과 비구름대가 지났는데 오후 9시께 이 비구름대가 동쪽으로 빠져나간 뒤에 대기 하층에 뜨거운 수증기가 많이 유입되고 북쪽 한랭건조한 공기도 이전보다 많이 내려오면서 폭 좁은 비구름대가 다시 생겨나 폭우가 쏟아졌다는 것이 기상청 설명이다.
서울 남부지역에 강한 비를 뿌린 비구름대는 남북으로 폭이 서울을 다 덮지도 못할 정도로 좁았다. 이에 동작구 신대방동에 1시간에 140㎜가 넘는 비가 내릴 때 20㎞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도봉구에서는 비가 전혀 내리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8일 신대방동 1시간 강수량 최고치는) 비공식적이지만 역대 가장 많은 양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3363885?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