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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인터뷰] 박명훈, "'기생충의 지하실 남자, 관객 반응 짜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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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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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근세 역 박명훈
"폐암 투병 아버님에게 효도 한 것 같아서 뿌듯"


[서울경제] 기생충’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배우 박명훈. 봉준호 감독의 비밀병기로 알려진 박명훈은 그동안 ‘지하실 남자’, ‘그 분’으로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는 관객들과 섞여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의 놀라운 반응에 대해 “오히려 더 짜릿했다”라고 말했다

개봉 25일 만에 900만 관객을 돌파한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그린 ‘가족 희비극’이다.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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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은 이번 영화에서 박사장네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의 남편 오근세로 등장한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기생충’의 2막을 제대로 쥐락펴락 하는 인물이다. 그는 근세가 “진짜 세상을 마주하는 기분이다“고 인터뷰 소감을 전하며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속 시원히 털어놨다.

“저희 영화가 연극이라면 1막과 2막이 있는 것 같다. (이정은)누나가 초인종을 누르는 순간부터 2막이 시작되는 느낌이 들더라. 저는 관객 쪽에서 봤는데 관객들이 소리도 지르고 장난 아니더라”

영화 ‘스틸 플라워’(2015), ‘눈길’(2015)‘, ’재꽃‘(2016) 등 주로 독립영화 무대에 서 온 박명훈. 그는 전작 ’재꽃‘에서 봉준호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됐다. 영화에 끌린 봉 감독은 자처해서 관객과 대화(GV)를 진행하기도 했다. 8개월 후엔 ‘기생충’ 출연 제안을 하게 된다.

“재꽃에서 일반적인 소시민 역을 맡았다. 일이 잘 안 되고 자포자기해서 살아가는 인물인데 감독님이 그 모습을 잘 봐주신 것 같다. 근세 역할의 어떤 생활적인 모습을 떠올려서 캐스팅 제안을 주신게 아닌가 추측해보고 있다.”

근세란 인물은 독특하다. 아니 그로테스크하다. 말투는 느릿 느릿 어눌하지만, 눈빛은 그 누구보다 빛난다. 뛰는 순간엔 마치 인간보단 동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명훈은 “공간이 주는 특수성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말투 같은 건 그런 사람을 내가 연구해봤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그 공간에 미리 가서 경험해봤다. 그렇게 4년 동안 갇혀있으면. 정신이 몽롱해지더라. 한 템포 늦게 들리고 말도 천천히 할 것 같고 몸이 느릴 것 같았다. 계단을 처음 올라갈 때도 제대로 서서 못 올라갈 것 같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행동이 나왔던 것 같다. 계획 했다면 이상 했을 것 같다.“

“어떤 특정 스타일을 추구하다보면 고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고여있게 되고, 날 것이 나오지 않는다. 스타일을 정의하지 않았다. 정해진 스타일 그걸 깨려고 했다.”

‘기생충’은 그에게 효도 할 기회를 안긴 “선물 같은 작품”이다. 폐암 투병 중이던 아버지가 1호 관객으로 영화를 미리 관람할 수 있었던 것. 봉준호 감독이 투병 중인 아버지의 사연을 듣고 스태프만 참석하는 첫 시사회에 아버지를 초대했다. 봉준호 감독의 배려심 가득한 마음 때문에 가능했다.

“내가 배우 중에 영화를 가장 처음 봤다. ’명훈아 아버지 몸이 안 좋으시니 모시고 오라‘면서 초대해주셨다. 어릴 때 영화배우의 꿈을 갖기도 한 아버지는 봉 준호 감독님의 팬이고, 송강호 선배님의 팬이다. 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셨다. 끝나고 악수할 때 ’너무 감사하다‘라고 하셨다. 아버님에게 효도를 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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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이 이번 시사회 때도 다시 보셨다. 시력이 떨어지셔서 눈이 잘 안 보이시는데, 처음에 보셨을 때 그 장면을 상상해서 보시는 것 같았다. 아프지만 않으면 계속 보고 싶은데...투병중이라 안타까워 하셨다.”

영화 속에서 근세가 말하는 ‘리스펙트’ 단어는 중독성이 있다. 실제로 박명훈은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선배를 향한 ‘리스펙트’를 내보이기도 했다. 송강호의 후배 사랑 역시 그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매니저도 없이 현장에 나오는 박명훈을 눈여겨본 송강호는 항상 후배를 챙겼다고 한다.

“제가 첫 상업 영화다 보니 매니저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어요. 지방 촬영 당시 촬영장과 저희 숙소가 차로 한 20분 거리였는데 송강호 선배님이 저를 항상 챙겨주셨다. 촬영장 갈 때 저를 같이 태워 가시고, 아침 먹자고 챙겨주셨다. “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제일 존경하는 선배님 이신데, 직접 다가와주셔서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옆에서 느끼는 대 배우의 호흡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항상 거기 안에 계시더라. 그 인물로서. 대배우가 몇 십년간 여러 작품을 하면서 어떻게 매번 놀라운 것을 보여주는지 그게 이해가 된 현장이었다.“

‘기생충’을 통해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은 박명훈. 그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많은 작품을 하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사진=양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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