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부터 친구였음. 정말 친했음. 닮은점이 많았음.
이 친구 집은 정말 어려웠음.
같이 교무실 가서 생활 보호 대상자용 상품권? 이런거 받아온적이 있음
우리집도 넉넉한건 아니었고 나도 용돈 적게 받는 학생이었지만
걔가 더 어려웠기 때문에 대부분 내가 사줬음.
근데 이상한건, 걔가 폰을 바꾸면 당시에 50만원 넘던 최신폰으로 바꾸고
옷이나 가방을 사면 빈폴이라던가....그랬음.
옷이나 가방을 자주 사는건 아니고 어쩌다 한번이었지만 항상 비싼거였음
어릴때라 이상하지만 그냥 넘어갔음.
한번은 핸드폰 어떻게 바꿨냐고 물어봤는데, 아는 사람을 통해 싸게 샀다고 함.
당시 막 출시된 최신폰인데;;
이상했지만 넘어갔음
대학가서도 친했음.
다른 학교였지만 매일 매일 통화는 기본이었고...정말 친했음
이때도 항상 내가 뭐든지 삼
내 생일엔 내 생일이라고 불러서 비싼밥 사주고
걔 생일엔 걔 생일이라고 내가 생일 선물이라면서 밥 사줌
.........나도 알아.
지금 보니까 호구짓한거.
근데 가만 보니까 이상했음.
대학 친구들, 동기들하고 놀러다닌 얘기를 하는데
비싼밥 먹고 좋은곳 놀러다님.
친구가, 선배가, 동기가 사줬다고 함. 그런가보다 함
나만 보면 맨날 돈없다, 어렵다, 힘들다는 얘기만 함.
또 어느날은 나랑 만나서 밥먹자 했는데, 이때부턴 은근 더치 페이 하자 했거든?
얘가 부담스러울까봐 6~7천원 정도의 메뉴로 뭐 먹을까 같이 얘기 하고 있었는데
약속 깸.
돈이 없대.
다른 사람들하고는 비싼밥 잘도 먹으면서 나랑은 6천원짜리 밥 먹을 돈도 아깝구나 해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정이 떨어짐
어느날 얘네집 살림이 피었음.
유산 상속으로 지방이지만 큰 집도 사고 왠만큼 살게 됨
처음으로 나한테 밥을 사줌. 닭갈비...
그리고 같이 스벅을 갔는데 '니가 사줄꺼지? 젤 비싼거 먹어도 돼?' 하고 젤 비싼거 먹음ㅋ
그리고 또 커피 마시면서 얘기하는데 돈없단 얘기만 함
참고로....
난 백수고, 쟨 친척네 회사 들어가서 직업이 있음. (돈 많이 버는 직업은 아니지만 있음)
차도 뽑음.
소형차지만 중고도 아니고 신차로, 것도 풀 옵션으로 뽑았다고 자랑함.
근데도 돈없다 타령만 함.
나도 백수고 힘들고 당시 우리집도 어려웠지만
난 한번도 남한테 표시내본적이 없었는데
화가나서 나도 이날은 나도 어렵다고 힘들다고 일부러 징징대봄
집에 가는데 지하철 타러 감.
얘가 다른역 공용 주차장에 차를 대놔서 거기까지 가야해서 지하철역엔 같이 감.
기계로 일회용 표를 사는데, 걔가 무심코 지갑을 활짝 열고 돈을 꺼냄.
만원짜리가 한 20~30장 꽂혀 있더라?
어이가 없어서 쳐다보니까
이게 다 내돈이면 얼마나 좋겠냐고, 공금이라고 막 그럼
내가 가만히 가만히 있으니까 바보 천치로 아냐....
누가 공금을 현금째로 지갑에 그냥 넣고 다님?
그 뒤로 몇년간 보지 않음
갑자기 결혼한다고 연락옴
정말 가기 싫었는데, 엄마가 가라고 등떠밈.
정말 친했던 친구인데, 연 끊을때 끊더라도 갔다 오라고 그래서
존나 겁나 멀었는데 결혼식 갔음
결혼식 끝나고 집에 오는데 전화와서 고마웠다, 멀리 오느라 고생했다,
나중에 밥 산다 알뜰살뜰 말하길래 마음이 조금 풀릴뻔 했음
그리고 맨날 만나자고 말만하고 진짜 약속은 안잡음
1년이 훌쩍 넘어서 어느날 카톡을 보니까
플필 사진에 애를 안고 있음
그날로 카톡 차단함
얘가 날 진짜 친구로 생각했다면 임신했을때 알렸을꺼고, 애 낳았을때도 알렸을거니까.
아마 카톡 차단한것도 모르지 않을까 싶음
암튼 나는 정말 정말 사랑했던 소중한 친구였는데, 베스트 프렌드라고 생각했는데
나만의 일방적인 감정이었다고 생각하니 억울함.
얘한테 난 그냥 지갑이었던거겠지.
사실 난 친구가 별로 없음. 그래서 저런 친구래도 소중했어.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어.
지금도 친구 별로 없음.
2명정도?
그래도 저 친구 끊은걸 (나 혼자 끊었다 하더라도) 후회하지는 않아.
이제와서는 정말 마음까지 통하는 새 친구를 만드는게 쉽지 않을테지만
그래도 이제부터 생기는 인연을 소중하게 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