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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공연 처음으로 대학로 연극 본 후기 (쉬어매드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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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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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덬이라 근처 학교 동아리 연극 무료공연이나...
지방 소극장에서 하는 친척이 올리는 연극은 한두번 보긴 했었지만
아무튼 돈 주고 가보는 그것도 서울에서 보는! 연극은 처음이었음!

쉬어 매드니스라는 연극을 봤는데
이게 관객이 목격자이자 배심원인 역할이 되는 참여형 연극이었음

줄거리는 한 건물의 3층에 거주 중인 천재 피아니스트가 살해되면서
그 건물의 2층인 미용실에 있던 4명이 용의자가 되는 이야기!

사건 발생 전부터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관객들이 각 용의자들의 행동을 모두 지켜보게 되는데
사건 발생 이후 형사들이 객석의 관객들을 향해 목격자가 되어 달라고 함
우선 사건 발생 전 각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들을 재구성해보는 시간을 가짐
여기서 목격자인 관객들에게 맞는지 아닌지 물어보며 재구성을 해나감 ㅋㅋㅋ
중간에 쉬는 시간 개념으로 십분 정도 있는데 이 때 형사가 극장 밖 로비에서 관객들에게 추가 증거 같은 걸 받기도 함!
(나머지 용의자들은 다른 형사의 감시를 받으며 무대 위에서 나름 또 연기를 계속해 나가고 ㅋㅋㅋ)
그 뒤로도 관객들이 직접 용의자들에게 질문도 하고 형사들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추궁과 취조를 마치고 마지막에 관객 투표로 범인을 찾아냄~!

쉬어매드니스가 범인 알리는 건 스포라고 할 수가 없는게 마지막의 관객투표랑
결정적 증거나 알리바이 파괴가 가능한 용의자들의 거짓말을 관객들이 캐치해 내느냐 마느냐에 따라
범인이 매번 달라짐.
범인이 혼자 독백 형식으로 마지막에 본인이 왜 그 피아니스트를 죽였는지 분노하는 연기를 하는데
피날레에서는 다른 용의자들도 이런 저런 나름대로의 동기를 갖고 있었음을 밝히며 누구든 범인이 될 수 있었다는 식으로 끝남 ㅎㅎ

연극이 좋았던 이유는 티켓이 예쁘기도 하고(각 용의자별 캐치프레이즈 같은 대사가 적혀있어서 티켓 종류가 4장이야! 친구랑 둘이 갔는데 서로 다른 티켓을 받았어!)
관객들이 질문하는 거에 용의자들은 바로바로 본인들의 무죄를 증명해야하는데
이때 진짜 엄청난 디테일을 보았어...

예를 들어 이건 내용과 전혀 관계가 없는 건데
- 방금 사건이 일어난 그 시간에 당신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수세미에 물이 젖어있는지 알고 싶어요
난 처음에 이런 질문 하길래 무슨 소품을 그런 것까지 다 준비해놨을까; 그게 진짜면 형사가 그냥 대충 물이 젖어있네요라고 둘러대겠지 했는데
ㄹㅇ 바로 가져와 관객한테 직접 수세미 튕기는데 물이 젖어있었음 ㅋㅋㅋㅋㅋ
(용의자 완전 분노하고 정색 때리면서 야 봤냐?? 물 젖어있거든??? 이런 식으로 묵묵히 수세미 엄청 튕겨대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완전 폭솤ㅋㅋ 개웃겼어 진짴ㅋㅋㅋㅋㅋ 관객들 디테일에 다 놀라곸ㅋㅋㅋ)

마치 크라임씬 예능처럼 각자 역할의 사건 당시 행적을 진짜 다 해보고 피해자와의 평소관계나 일화 숙지도 이미 달달 다 외워진 것처럼
관객들의 어떤 통통 튀는 질문이라도 다 대답하고 즉각적으로 이야기를 또 만들어나가고 그러드라
질문에 정해진 순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관객은 A용의자에게 물었다가 다른 관객은 또 B용의자에게 물었다가 되게 중구난방이었는데
배우들끼리 이런저런 상황을 다 미리 계산하고 철저히 연습해두는건지
내용이 전혀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다 이어져나갔어
애드립 실력도 물론 그만큼 출중한 것 같았지만 ㅎㅎ

자리는 2층 1열 앉았는데 사람들 말대로 명당은 명당이드라 ㅎㅎ
극과 전혀 관련 없는 그 미용실에서 머리 감셔주는 세면대? 그 큰 기계가 무대 중앙에 턱하니 있는데
후기 보니까 1층 앞열은 오히려 그 장치 때문에 다른 배우들 동선 같은게 잘 안보인다드라구
근데 2층 1열은 진짜 모든 배우들의 동선이 다 보였어 ㅋㅋㅋ!!
아쉬운건 배우들 팬서비스 ㅠㅠ 저 쉬는 시간에 관객들 폰 받아다가 셀카도 막 찍어주고 물도 주고 팬서비스 진짜 잘해주던데 부러웠어 ㅎㅎㅎ

아무튼 무척 좋았어.
내가 왠만하면 잘 안 웃는 타입인데 진짜 내내 박수치고 웃을만큼 재미있는 캐릭터도 있었구ㅋㅋㅋㅋㅋ
완전 강추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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