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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지금 이 모습이 진짜 내가 맞는 건지 궁금한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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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5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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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요약 : 사회생활+우울증약 장기복용 후 성격이 많이 변했는데
이 성격이 진짜 내 모습인가 아니면 예전 성격이 진짜 나인가?
전자라면, 약이 없어지면 나는 예전의 성격으로 돌아가는 건 아닐까?

근데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내 성격은 대입 이후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것 같은데, 사람 성격이 이렇게 변할 수가 있는 건가? 본성(?)은 안 변한다고 하는 사람이 많던데... +그치만 가장 큰 변화는 약을 먹은 이후부터...

...이런 복잡한 생각들에 대한 글.

------

나는 지금 30대 중반 정도고
20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우울증약을 복용했어.
그리고 개인적인 이유로 병원 다니는 걸 관뒀고
(이게 잘못되었다는 거 나도 알고 있어... 이 부분은 그냥 스킵해주었으면 ㅠㅠ)
아직까진 큰 문제는 없는 편이야 다행히.

근데 최근에 궁금한 게 생겼어...
내가 약을 먹기 시작할 즈음부터 성격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거든.
약을 먹기 전에는 굉장히 예민하고 화도 많고 짜증도 많았어.
감정컨트롤을 거의 못 했지...
폭력적이기도 했고...(타인한테 폭력적이진 않은데 너무 화가나거나 슬프면 나나 내 물건들에게 폭력적인 사람이 되었어)

우울증 때문이었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어찌되었든 졸업 후 몇 년 간 허송세월했고 그래서 가족과 마찰이 많았었거든?(원래도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좋은 부모님은 아니셔서 기본적인 애정이 없긴 했음)
그때마다 항상 화를 주체못했던 거 같아...

그러다 계약직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고
일하다보니 내 정신상태로 버티는 게 너무 힘들어서(자살충동이 심했었음) 병원에 다니게 되었던 거임.

병원에서 준 우울증약을 먹고 나니까 크게 낫는다는 느낌은 적었지만
복용한 이후로
사람이 굉장히 유순해졌어.
감정적이고 충동적이었던 성격이 많이 괜찮아(?)졌음...
동료들과의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았고
그냥 툭까놓고 말하자면
사람이 많이 착해진 거 같았어. 예전보다 더 따뜻한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했고.
그리고 겉보기에는 사회생활도 무난무난했고... 다 좋았어 지나고 보니까...
대외적으로 나는 일도 그럭저럭 잘하고 성격도 모나지 않은 그런 사람이었어.
(자랑하는 건 절대 아니고 부연설명임;;)

지금의 나도 최근 몇 년간 그랬듯이
여전히 다른 사람한테 상처주거나...그러진 않는 거 같은데

문득문득 기분이 이상한 거야.
지금 이건 약의 힘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나는 원래 성격이 개차반인데...
약 때문에 감정 등등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가능해진 거잖아.

그럼 약을 끊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약을 먹기 전의 나랑 후의 나 중에 진짜 나는 뭘까?

그런 중2병스러운 생각이 들었어...

왜 이런 고민을 하냐면,

-사회생활로 인해서만 성격이 변했다고 보기엔 약의 힘이 더 큰 거 같았음.
-약 먹고 난 이후로 웬만한 상황엔 짜증이 잘 안 났는데 요새 종종 짜증이 남...
-사람 성격이 잘 안 변한다고들 하던데 성격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 혼란스러움... 근데 약을 끊으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거 같아서 더 혼란스러움
-어렸을 때는 곧잘 놀았으나 청소년 이후부터는 거의 연락이 단절된 사촌언니를 20대초반에 길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언니가 너 왜 이렇게 착해졌어? 이렇지 않았잖아
라고 했음...
과거의 나... 대체 어떤 삶을 산 거지...🤦‍♀️(너무 어릴 때라 기억이 안 남)
사촌언니의 그 말이 계속 떠올라서 생각해보니까
중고등학교 친구들 중에서 엄청 친했던 친구들은 해마다 싸워서 사이가 틀어졌고 지금 연락하는 친구 중에 찐친 동창은 한 명뿐임
싸운 데는 친구들의 잘못도 있고 내 잘못도 있음
그렇게 해마다 내 잘못으로 교우관계가 틀어져서 외톨이가 되었던 거 보면
성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던 거 같음
심지어 몇몇 친구들에겐 지금의 나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상처를 주기도 했음
-20대초반에 대학 다닐 땐 성격이 대입 전처럼 드럽진 않았는데 그렇다고 엄청 천사표도 아니었던 거 같음...

원래는 약 먹고 나서 성격 변한 것만 언급하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그 전에도 변한 부분이 있긴 하네.....

걍 지금은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내가 변한 거면 이것 또한 나라고 오롯이 받아들이면 되는 간단한 문제인 건지
안 좋은 모습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주의하며 살아야 하는 건지
나라는 사람은 뭘까...
이런 복합적인 것들이 궁금하다.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면 되는 건가...?
근데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나의 (일부) 좋은 모습들이
진짜 내것이 맞긴 한지... 좀...그렇다

솔직히 성격이 변한 게 마음에 드는데
여전히 나라는 사람 자체는 너무 싫다...
애증인지,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있지만
가끔은 내가 나를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게 과연 적절한 일인가 고민이 될 정도로 나는 나라는 인간을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다...
나도 이젠 잘 살아보고 싶어서 나를 아껴주고 좋아해주고 싶은데
좋아해야 하는 내 모습이 이 많고 많은 모습들 중에 어느 모습인지 모르겠다...... 그냥 다 나인가? 나중에 다시 안 좋은 성격으로 돌아가면 어쩌지...?


약은 둘째치고 상담 같은 걸 받아봐야 하나..
내가 다닌 정신과는 초진 때 빼고는 거의 약 주는 공장이었어...
약을 먹을 때도, 약을 끊은 지금도
내 정신상태나 내 현재의 생각들에 영향을 주는 과거의 일들은 변하지 않으니까(대충 가족과의 문제, 내가 겪은 여러 사건들)
그걸 받아들이는 나를 변화시켜야
내가 진심으로 괜찮아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가능하긴 한 걸까...

ㅎㅎ;;;; 괜히 이런저런 생각만 많아져서
덬들 의견이 궁금해서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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