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게에 은근히 부모님 속 썩이는 INFP 글 읽고 온거 맞음 ㅠ
내가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순종적인 성격이면서도 속으로 이상은 높고 엄청난 완벽주의자거든
물론 회사 다니고 여러가지 인간관계 겪다 보니 많이 둥글무던해지긴 했는데 사회화가 돼서 그냥 참는거지 성정 자체가 바뀌진 않더라고
근데 6살 아들이 진짜 내 성격 존똑이어서....이런 성격을 물려준 거에 대한 죄책감까지 들 정도야
물론 성격마다 다 장단점이 있는거지만....내 경험상 내향성 완벽주의자는 보편적 사회생활에 불리한 건 확실한 것 같아...ㅠ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얘기지만 나는 여자애가 얌전하고 말 잘듣는 걸 미덕이라고 여겼던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냈고, 그 때는 표현 좀 못해도 그냥 공부만 잘하면 어떻게든 밥값할 방도가 있었거든
근데 얘는 남자애이기도 하고...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완전 토론 위주 교육을 시키더라구 남녀상관없이 외향적이고 자기 주장 확실하게 말 잘하는 아이들이 그냥 공부만 잘하는 것보다 훨씬훨씬 유리한 시대인 것 같더라고
가장 걱정되는 점이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핫게 글처럼 자기가 어떻다 말을 안하는거.....ㅠ 평소엔 말도 많고 잘 하는데 자기 감정이나 주관 피력 이런걸 너무 어려워하는 것 같아
잘못한 일에 훈육을 하거나 하면 항상 왜 그랬는지 기분이 어땠는지 물어보는데 300번정도 물어보면 응 아니 정도만 겨우겨우 대답해 진짜 더 주눅들까봐 참고 또 참는데 속터지고 미쳐버림 6살인데 벌써이러면 나중에 사춘기때는 대체ㅠㅠㅠㅠ
두번째는 지나친 완벽주의?라고 해야 할까... 뭐든 조금의 흠만 생겨도 아예 포기해 버리거나 처음부터 다시 하려고 하는 점이야
색칠공부 하다가 아주아주 조금만 칸에서 벗어나도 아예 스케치북 자체를 버리려고 해....ㅠ 이런 성향의 연장선에서 공부를 할 때도 자기가 100퍼센트 아는 게 아니면 아예 시도조차 안 해버리는거지... 완벽하지 않아도 틀려도 괜찮다는 거 계속해서 알려주려고 노력 중이긴 하지만 쉽지않더라구
나는 부모님이 엄하셨고 타이트하게 학업이나 진로 관리를 해주셔서 덕분에 밥값은 하고 살고 있긴 하지만 결코 부정적인 면이 완화되거나 필요한 만큼 훈련이 되었거나 그런 엄격한 시간들이 행복했던 건 아니었거든 사춘기 때 부모님하고 갈등도 많이 있었고..
물론 타고난 성정은 바꾸기 힘들지만 내 자식은 나와 같은 성격이더라도 이런 성격 때문에 좌절하거나 부모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일은 최대한 없었으면 해서...
혹시 본인이 이런성향이거나, 이런 아이를 키우고있거나 하는 덬들은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 좀 부탁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