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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우울증 4개월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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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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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그냥 피곤하고 일이 많으니까 기분이 안좋은가보다
하고 생각했었어.

하루에 숨쉬듯이 죽음을 생각했고
가장 확실하게 죽을수 있는 방법만 생각하고
유언장의 내용도, 죽기전에 정리할 것들도 전부 구체적으로 정리하면서
조금씩 이상한게 맞는지, 아니면 내가 꾀병을 부리는건지 생각했어.

물론 일상생활도 많이 힘들어졌고
이유없이 자주 울고 멍해지고 쉬는 날에는 씻지도 않고 침대에서 나오지 않게 되었어
그러다 출근하면서 건널목에 서 있다가 달려오는 차를 보면서
지금 뛰어들자, 지금 뛰어들면 죽을수 있다, 지금이다
하고 한발짝을 내딛으려고 하다가 아 이건 아니다 싶어서
정신과를 2군데 방문하게 됐어.

결과는 중증의 우울증, 중증의 불안장애, 경증의 공황장애가 모두 겹쳐져 있었고
처음에 간 병원에서는 병동에서 한달정도 입원치료를 받자고 권유했어.
하지만 내가 집에서 돈을 벌고 있어서 그건 좀 어렵겠다고 했고
두번째 방문한 병원에서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해서
약물치료를 4개월째 받고 있어. 상담치료는 하지 않고 있고.


1개월차는 정말 신기했어.
내가 행복하고 낙천적이던 어릴 때로 돌아간 것처럼
매일 죽음을 생각하던 시간도 거의 사라지고 일이 힘들어도 넘길수 있으니까
약이 정말 잘 받아서 매일매일 평범하게 지낼수 있게 되었어

2개월차부터 조금 저조해지는걸 느끼기 시작했어
약을 먹어도 전처럼 평범하게 지내기보다는 좀 가라앉은 기분으로 지내게 됐지만
그래도 죽음에 대한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어.
급할때 먹으라고 따로 챙겨준 신경안정제를 한두알씩 추가로 먹기 시작했고
조금씩 멍해지기 시작했어.

3개월차는 2개월차와 비슷해. 다만 잠을 자면 중간에 두세번씩 깨고
자고 일어나도 항상 피곤해
약은 한번도 끊지 않았고 철저하게 챙겨먹었어.
추가분의 신경 안정제는 거의 밥먹듯이 먹어가고 있어.


4개월차는 우울증이 제일 심하던 때와 비슷한 정도로 자살충동이 아주 강하게 들고 있어.
그게 지금이야.
약을 아무리 먹어도 아침에 눈뜰 때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죽음을 생각하고
아침에 출근하면서 나무들을 보면 저기에 목을 매어야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유서를 다시 쓰기 시작했어.
자살에 필요한 준비물과 시간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회사 업무속도가 느려지고, 실수가 평소보다 잦아지고 있어.
내일은 회사를 조퇴하고 병원에 방문 하려고 해.
어제는 정말정말 위험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꾸역꾸역 자살충동을 참았어.

약을 증량하거나,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아.

자살을 실행에 옮기지 않게 날 막는 단 하나의 이유는 우리 엄마야
외할아버지가 자살하셨고 내 친할머니도 자살하셨어.
아빠는 심한 강박장애와 조현병으로 별거중이고 동생도 우울증이 심해서
자살시도까지 했어. 실패로 돌아갔지만..
나마저 자살하거나, 시도한게 들킨다면 엄마는 정말 세상에서 정말 힘든 사람이 될거야.

이 생각마저 넘어간다면 아마 나는 자살을 하게 될 것 같아.
병원에서 좋은 약을 주어서 더이상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어.
이젠 눈물도 나오지 않아. 자고싶어.

살아야하는걸까 아마도 살아야겠지? 고통이 수레바퀴처럼 계속 찾아오지만
나는 살아야겠지? 매일 물속에 잠겨가는 것처러 숨이 막히고
유일한 해결방법은 죽음 뿐인것처럼 느껴져.
어떤것도 해결할수없어 . 생각의 모든 결론이 죽음으로만 흘러가고있네
그래도 먼저 약을 먹어서 해결할수 있는 것들을 해결해보려고.
살아서 해결하는게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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