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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친구가 내 뱃살 만지다가 이상하다고 해서 병원갔다가 30센치짜리 물혹 뗀 썰 푼다.tw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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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8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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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dailymelonghost/status/1526792176155656193?t=_AYiuExSVghECCzJKUarwg&s=19

(이하 길어서 텍스트로 퍼옴)

때는 1882년 게으름과 입시의 이야기...
청춘이라기엔 좀 찌든 고등학생 구리는, 친구들의 다키마쿠라와 구덩이(구리엉덩이를뜻한다) 그리고 슬라임역할을 수행하며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저친구 김가네는 나와 오랜시간을함께하며 나를 만지는 친구들 중 하나였는데(대충 오타쿠모임의 수장?)

가네는 항상 나의 뱃살을 만졋다
우리가 주로 하는 것은 바가지 엎어놓은것같은 나의 배로 보리보리쌀 같은 짓을 하는 거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꽤나 기행이 아닌가 싶다만 많은 친구들이 좋아했다
어쨌든 가네는 나의 뱃살 촉감에 대해서는 뱃살소믈리에마냥 도가 텄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가네는 나의 배를 만지다가
"구리야... 배가. 단단해."
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응??... 그럼 배가 단단하지"
"무슨 소리야? 뱃살은 원래 말랑말랑하고, 이렇게 접혀야 하는데 너는 지금 배가 딴딴하다고"
"엥"
그래서 나는 뱃살이 접히나 확인해보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음... 그때부터 그녀석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참고로 과거회상 인서트 들어간다
내 뱃살에는 이름이 있었다
그 이름은 '다이애나' 인데
나는 어쩌다 학원에서 친한 선생님과 뱃살 이야기를 하다가 뱃살에 이름을 짓자고 했고 그 선생님이 영국 왕가 이름을 대면서 정하게 된 것이다...

"엘리자베스, 테세우스, 그런 이름은 식상하다고 생각해요."
"그럼 다이애나 하자"
"오케이"
그렇게 나는 그 일화를 전하며 내 뱃살의 이름을 청춘이라기엔 좀 찌든 고등학교 교실에까지 알리게 되었다
구리만지기를 즐기는 친구들은 다이애나~하며 내 뱃살을 만졌었다...
여기서 회상끝

어쨌든 나는 다이애나가 점점 무서워졌다
내 뱃살은 언제나 말랑말랑하며 보리보리쌀이 가능한 유동체의 모습이었는데
점점 그것이 "딱딱하다"는 것을 인지하며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에일리언, 신체강탈자의침입, 그러한 '생명체'에 대한 공포는, 내 인생에 이미 존재했던 것이다

결국 오래 버티던 나는 그 불안감에 동네 내과에 갔다
"다이애나가 너무 커져서요" 라고 말할 수는 없었고 그렇게 말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내과 선생님은 나를 눕혀놓고 배를 만져보고 청진기를 대보시더니
"음... 대학병원 가셔야 될듯"
"헐"
그렇게 나는 모 대학병원에 진단서를 들고갔다

산부인과 진단을 받았는데 (참고로 나는 이 다이애나 폐위사건 이후로 BL을 끊었다 산부인과 검진은 인권유린이기 때문이다)
나의 존엄성을 함께 파괴하는 초음파 검사를 받은 뒤 충격에 잠겼다
다이애나의 정체는 지름30cm짜리 물혹이었다
"네?"
"아...이게 기형종 비슷한건데"
"그럼 그렇겠죠"

이런시발... 거인도 아니고 나는 태어나서 기형종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차라리 내가 제우스에게 선택받아 아이를 잉태했다고 하면 오, 그렇군요 했을 것 같다
나의 자궁초음파사진을 보면서
내 뱃속에 30cm 혹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고
나는 그냥
'아 일단 암이 아니라서 다행이네;;' 생각했다만

"그래서 이거 어떻게 없애나요"
"개복수술을 해야 합니다"
하긴 그렇겠지
이걸 뭐 괄약근에 힘을 준다고 나오겠나...
(처음엔 내 배를 째야 한다는 생각에 꽤나 걱정스러웠는데 나보다 엄마가 더 걱정하는 바람에 나는 담담하게 수술 후 미연시를 즐기는 환자가 됐다)

"아니 근데 30cm??가 될 정도로 클 수가 있나요??"
"아... 보통은 물혹이 생기면 터지거나 뒤틀려서 실려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아시발'
"구리 님은 일상에서 너무 움직이지 않으셔서 혹이 터지지 않고 그냥 자란 겁니다"
"제가 게을러서 되는 일도 있군요"

여기서 난소 물혹에 대한 정보를 남겨주겠다
물혹은 보통은 3~10cm 정도로 자라는게 대부분이며 자연소멸하거나 약물치료로 제거가 가능한데
나의 것은 그놈의 기형종이었기에 약물로 어림도 없었다
하긴 30cm라는 단어가 난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어쨌든 이후 개복수술을 한다

수술 과정을 남길 수는 없다 당연하다 난 전신마취를 했다
인생에 그렇게 숙면한 것은 처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수술 후 회복대기실에서 깨어난 나는 '눈앞이 하얗다' 는 감각을 처음으로 이해했고
너무 아파 떨리는 목소리로 그어...으어... 이런 소리를 냈던 것 같다
내가 크리그어일 수 있는 것인가

그러다 어찌저찌 오... i',m still alive... 현대의학기술은 대단하다... 생각하며 병실에 돌아왔고 하루동안 제발 방귀가 나오기만을 바라며 누워있었다
(이건 왜냐면 개복수술 등을 한 뒤 내장의 가스 어쩌고 그런거때문에 방귀가 나와야 식사가 가능했다 물도못마신다)

그래서 나는 하루종일 제발방귀,제발오직방귀나에게와줘 생각하며 병실의 천장 무늬를 세고 이런 ㅆㅂ... 방귀가 안나와서 슬펐다 내 인생에 그렇게 장활동이 절실했던 적은 없는 듯하다
그 외에도 입원중의 에피소드는 많지만 그랬다간 이 타래가 팔만대장경이 되기 때문에 참도록 하겠다

다이애나는 내 몸에서 완전히 떼어져나갔고 수술 후기를 듣게 된다
"네 어쨌든 30cm 물혹이 맞았고요"
"네"
"수술하는 동안 거기서 물이 3리터가 나왔습니다"
"네??"
그순간 아 시발... 내 난소가 물부족국가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져버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다이애나의 실물을 보고 싶었다...
이빨도 뽑으면 그 뿌리를 보는데...
내가 다이애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더니 다이애나는 나에게로 와서 물혹이 되었는데 그 얼굴은 봐야하는 거 아니냐
하지만 수술하고나서 혹봐도되요?? 하긴 어려웠고 의사는 그저 내게 동의서 하나를 내밀었다

<대학연구실어쩌고 샘플활용동의서>
그렇다 다이애나는 너무나도 거대하고 희귀한 리미티드에디션 기형종물혹 이었기 때문에
이 대학 연구실인지 뭔지에서 가져가서 연구를 해야된다고 했던 것이다
나는 황당한 나머지 네?? 네... 마음껏 쓰세요 이러고 싸인했고
다이애나는 그렇게 떠났다

요즘 현대의학기술이 좋아서 나는 배를 째는 수술을 하고서도 일주일만에 퇴원했었다
그리고 당시 나는 다이애나를 떠나보낸 슬픔도 잠시
그냥 퇴원하자마자 배에 복대차고 프리파라를 하러 갔다
우리엄마는 나를 미친뇬으로 알았을 것이다
젊어서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다이애나는 그렇게 영영 떠난 것이 아니었다
6개월마다 산부인과에 다시 재발 점검을 하러 가서 또 초음파인권유린을 당하고 돌아오곤 했는데
"네 오늘 결과를 보니까"
"네"(얼얼한 하반신을 무시하며)
"혹이 또 생겼네요"
"이 미친놈 새끼치고갔네"

역시 리미티드에디션 기형종의 생명력은 대단한 것 같다
그 뒤로도 2년 정도 다이애나가 낳고 간 아이?? 를 나는 데리고 있었다...
혹이 새끼를 친다는 말을 나는 태어나서 처음 해본 것 같다
하긴 그렇겠지
그것은 작았기 때문에 자연소멸하고 생기고를 반복했는데(원래 그정도는 신경쓰지 않아도 됨)

대강 올해 초에는 완전히 깔끔하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해서 안심했다.
나는 그렇게 오랫동안 내 몸 안의 신비와 생명력을 체험하며 '다이애나'라는 추억의 존재를 때때로 떠올리곤 한다.
이를테면 이런 할 일 없고 심심한 날에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석은 무슨 연구를 당했을까 궁금하다.

이 타래를 마무리하며...
고대병원 어디선가 해체되었을 다이애나와 지금은 사라진 그 새끼들,
그리고 이 모든 사태를 시작하고 내 건강을 걱정해준 진정한 친구 김가네 에게 감사를 표한다.
당시 병문안 와준 친구들도 고맙다. 덕분에 웃다가 재수술할 뻔했다.
어쨌든 여러분은 난소조심하시라.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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