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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경험담 처음 털어놔보는 멕시코에서 귀신 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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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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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도 내가 본 게 귀신인지 사람인지 아님 그냥 꿈인지 헷갈려서 남한테 한번도 안 꺼내놓은 이야기인데

별거 아니기도 하고 무섭지도 않지만 일하기 싫어서 적어봐


1) 첫번째 귀신

내가 처음 멕시코에서 홈스테이 하던 집은 좀 오래된 2층집이었어. 1층은 거실 2개, 부엌이랑 큰 탁자가 있고 2층엔 방 4개랑 화장실이 있었어.

방은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있었고 복도(?) 끝에 화장실이 있었는데 내 방은 1층이랑 내려가는 계단 바로 옆 방이었어

원래는 침대가 방 한가운데에 있었는데, 내가 몸부림이 심한 편이라 침대를 창가 쪽으로 붙여서 잤단 말이지

창문이라고 하기엔 좀 많이 작고, 쇠창살도 달려있었고 아무튼 뭔가 들어올래야 들어올 수는 없는 크기였어.


그때는 멕시코가 우기라서 매일 밤마다 미친듯이 폭우가 쏟아졌는데, 내 방 앞에서만 매일 매일 고양이가 우는거야

나는 고양이 처돌이라(ㅋㅋ) 걔를 보면 뭐라도 주고싶어서 밥도 사놓고 기다렸는데 낮에는 절대 안오고 꼭 새벽에만 울어댔어

불을 켜보면 안보이고 불을 끄면 또 미친듯이 울고. 그래서 한 일주일을 잠을 설쳤어


그렇게 고양이 때문에 잠을 설치던 어느 날 밤에 또 미친듯이 비가 오는데 그 날은 이상하게 잠을 잘 잤어

쿨쿨 자고 있는데 갑자기 등 뒤가 서늘해져서 잠을 깼어. 나는 한번 잠들면 절대 깨지 않는 사람인데 그냥 기운만으로 잠이 깬거야.

잠에서 깨서 정신이 좀 드니까 내 목덜미 쪽에서 숨결 같은게 느껴졌어.


누가 내 등 뒤에 찰싹 붙어서 나를 안고 자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그 사람이 색색- 숨쉬는게 내 목덜미에 닿는 그런 느낌이었어

나는 이게 사람인가 귀신인가 구별이 안가서 그대로 있었는데 이게 내가 깼다는걸 인식하니까 갑자기 내 귀에 뭐라고뭐라고 속삭이는거야

작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면서 나한테 뭐라고 계속 말을 하는데 나는 그때 스페인어 쪼랩이라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


몸이 덜덜 떨리고 목소리는 안나오고 그렇게 붙잡혀 있는데 갑자기 창문 앞에서 고양이가 엄청 큰 소리로 에에에에옹- 울었어

그 순간 그 남자의 기운도 없어지고 나는 벌떡 일어나서 엉엉 울면서 친구한테 갔지.

근데 친구한테 이야길 하면 걔가 친구한테 갈까봐 말은 못하고 그냥 며칠만 나랑 같이 자자고 부탁해서 같이 잤어.

그 뒤로 그 방에서 잘때 이상한 악몽을 꾸거나 누가 옆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몇 번 느꼈는데 그때마다 고양이가 울어서 쫒아내줬다.

그 고양이는 내가 다른 집으로 이사갈때까지 결국 한번도 못봤어



2) 두번째 귀신


1번 집에서 악몽을 꿔서 이사간 2번 집은 방이 진짜 크고 방 한가운데 킹사이즈 침대가 있었어

쇠창살이 있긴 했지만 창도 되게 크고, 이 창을 열면 바로 길거리여서 나를 데리러 온 친구들이 창문으로 야 나와 할 정도였어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병이 났는지ㅋㅋ 엄청 심한 배탈과 고열이 있었는데 나는 약을 먹고 잠들었고 같은 집에 살던 하우스메이트 언니는 친구를 만나러 잠시 나갔어

그날도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날이었는데 잠결에 얼굴에 물이 닿는것 같아서 설핏 잠을 깼거든

근데 분명 잠그고 잔 창문이 열려서 비가 안에 다 들이치고 있었고 창문 밖에 우산도 없이 백발 할머니가 날 보면서 서 있는거야


처음엔 정말 그냥 할머닌줄 알았는데, 비가 그렇게 오는데 옷이며 머리가 하나도 안젖어 있더라고

그때 내가 시력이 정말 안좋아서 안경을 안끼면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마이너스 9.5였음) 

무슨 일인지 창문 밖에 서 있는 그 할머니 얼굴, 머리카락, 옷 이런게 선명하게 보이는거야


할머니는 나를 노려보면서 계속 ven aqui ven aqui ven aqui ven aqui라고 말했어

한국말로 하면 이리와 이리와 이리와 이리와


처음엔 작은 목소리였는데 점점 켜저서 나중에는 집이 꽝꽝 울릴정도로 나한테 막 오라고 계속 소리를 쳤어

나는 도망가고 싶었는데 침대에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어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게 가위였던거 같아)

그때 현관문이 벌컥 열렸고 나는 아 저 할머니가 나를 데리러 들어오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었고 잠시 정신을 놓았어


잠시 뒤에 갑자기 누군가 엄청 큰 소리로 내 뺨을 치면서 "일어나!! 정신차려!!!" 하는 소리를 듣고 깼는데 눈을 뜨니가 하우스메이트 언니가 사색이 된 얼굴로 나를 깨우더라고

언니는 내가 깨니까 아무 말도 없이 나를 데리고 화장실로 가서 나를 세수 시켜주고 자기 방으로 데리고 가서 같이 잤어

내가 왜 그러냐고 물어도 아무 말도 안하고 엉엉 울면서 그냥 자라고 빨리 자라고 그 말만 하면서.


다음날 낮에 깼는데 열도 다 내리고 속도 괜찮아진거야. 

밤새 날 간호하느라 한숨도 못잔 언니가 쾡한 얼굴로 이제 너 깼으니 나는 잔다 하고 자버려서 나도 계속 같이 누워있었는데 언니한테 그 할머니 이야기를 못하겠더라고


나중에 시간이 좀 지나고 언니가 말해주기를, 그 날 새벽에 놀다가 들어왔는데 내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래

언니는 처음에 내가 전화통화라도 하는 줄 알고 그냥 지나가려 했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내 방에 살짝 들어왔대

열이 펄펄 끓는 애가 창문은 다 열어놓고 이불도 없이 몸을 막 뒤틀면서 끙끙대길래 얘가 많이 아픈가 해서 내 쪽으로 왔는데

내가 내 실력보다 훨씬 더 유창하게 스페인어로 막 중얼거리고 있었다고...










저때 딱 두번 빼고는 여지껏 가위도 안눌려보고 귀신도 본 적이 없는데 그때의 멕시코는 참 신기했더랬어..

글을 잘 못써서 무섭진 않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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